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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수당 중복할증' 통상임금 새 뇌관

기아차 2심서 100% 인정 땐

부담액 최소 1,100억 늘어나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소송에서 휴일근로수당의 중복할증이 복병으로 떠올랐다. 지난 2012년 이래 하급심 법원은 휴일에 일하면 통상임금의 50%가 아니라 100%를 할증한 수당을 줘야 한다는 근로자들의 요구를 인정해왔다.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 2심에서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회사의 부담액은 1조원에서 1,100억원 이상이 불어난다. 대법원에서도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준다면 기아차뿐 아니라 산업계 전반이 12조원을 웃도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3일 법조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기아차 근로자들이 사측에 청구한 추가 수당 가운데 휴일근로수당의 중복할증을 적용한 부분이 10% 안팎에 이른다. 기아차 근로자들은 사측에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각종 수당을 다시 계산한 뒤 차액과 지연이자를 합쳐 추가 수당 1조926억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숫자를 대입하면 전체 청구액 가운데 휴일근로 중복할증에 따른 액수가 1,100억원에 이르는 셈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권혁중 부장판사)는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며 회사가 근로자들에 4,223억원을 추가 수당과 지연이자로 지급해야 한다고 지난달 31일 판결했다. 하지만 휴일근로수당의 중복할증은 인정하지 않았다.

현재 국내 산업현장 대부분은 평일 근로시간에 받는 급여의 150%를 휴일근로수당으로 준다. 하지만 노동계는 휴일근로는 휴일근로이면서 40시간으로 제한된 주당 근로시간의 연장으로 봐 연장근로수당에 붙는 50% 할증을 중복 요구하고 있다. 휴일에 일하면 평일 대비 150%가 아닌 200%를 받아야 한다는 논리다.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 1심은 중복할증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최근 유사 소송에 대한 하급심 판결은 대부분 반대여서 2심에서 뒤집힐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기아차 노조 변호인인 김기덕 법률사무소 새날 대표변호사는 “2심에서 휴일근로의 중복할증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기준을 정해야 할 대법원은 아직 관련사건의 판결을 내놓지 않고 있다. 2012년부터 대법원에 계류된 휴일수당 중복할증 소송은 14건으로 이 가운데 11건이 하급심에서 중복할증이 인정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휴일수당 중복할증이 전면 인정되면 기업들이 12조6,000억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고 추산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법원의 판단이 아니라 국회 입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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