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일자리 창출에 강한 신호를 보내는 동시에 ‘블라인드 채용’도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블라인드 채용이 민간 기업에까지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준비 없이 뛰어들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이번 하반기 취업 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할까.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함께 앞으로 주요한 채용 방식으로 자리 잡을 블라인드 채용을 준비하는데 있어 막막함을 느낄 취업준비생들을 위해 꼭 알아야 할 점들을 정리했다.
먼저 실험적인 도전을 꺼리지 않는 중견기업의 채용 방식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인사담당자들이 평가하는 ‘이력서 항목별 중요도’를 따져보면 중견기업에서 ‘출신대학·전공’과 ‘학점’ ‘어학성적·자격증’ 3개 항목의 중요성이 커지는 경향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중견기업들이 스펙만 따진다고 속단하는 것은 오산이다. 이력서에서는 주요 스펙을 꼼꼼히 평가하고 면접에서는 어느 형태의 기업보다도 다채로운 실험을 한다. ‘관능테스트(SPC)’ ‘젓가락 면접(샘표)’ ‘라면 시식 면접(팔도)’ 등 이색 면접 사례 역시 상당수는 국내 주요 중견기업들로부터 시작됐다. 블라인드 채용 자체가 스펙보다는 회사에 필요한 역량을 가려내자는 취지로 도입된 만큼 높은 수준의 인재를 확보하려는 중견기업에서 이에 대한 평가 기준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즉 현재 진행 중인 중견기업의 채용 방식을 보면 블라인드 채용 방식의 큰 맥락을 짚어볼 수 있다.
구조화 면접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도 좋다. 구조화 면접은 ‘제로베이스 면접’이라고 불린다. 이 면접 방법은 사전에 정한 시나리오에 따른 질문과 지원자의 답변 유형에 따른 후속 질문 등으로 지원자의 인성과 잠재 역량, 돌발행동 등을 알기 위해 국내 중견급 이상 기업 상당수가 도입하고 있다. 실제 블라인드 채용이 이와 비슷한 인재 채용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이때 이들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지원자의 능력을 평가하는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구조화 면접은 크게 ‘행위묘사 면접’과 ‘상황적 면접’ 2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행위묘사 면접은 다양한 상황에서 지원자의 과거 행위를 평가하는 질문들을 포함한다. 과거 경험에 대한 질문을 통해 미래의 지원자를 예측하려는 것이다. 상황적 면접은 면접자가 해당 직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중대한 사건에 대해 질문하면 지원자는 ‘그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겠는가’를 응답하도록 요구받는 방법이다. 지원자는 이러한 구조화 면접을 이해하고 지원 기업의 인재상과 자신이 지원한 직군이 요구하는 직무역량에 따른 답변을 준비해야 한다.
자신의 대표적인 경험을 3~4가지 정리해 기업 특성 및 직무 특성에 맞게끔 각색할 필요도 있다. 육하원칙의 틀 안에서 경험을 통해 느낀 것과 배운 점, 본인의 장단점 등에 대한 답변을 마련해 놓으면 된다. 그래야 어떤 질문에도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대답을 할 수 있다.
아무리 면접 구조를 이해하고 지원 기업을 잘 알고 있다 해도 예상하지 못한 질문을 받으면 당황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언제든 활용할 수 있는 사례와 경험을 몇 가지 준비하는 것은 매우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준비한 답변보다 자연스럽게 본인의 ‘진솔함’을 어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때도 있다. 지원자가 아무리 훌륭한 역량을 가지고 있더라도 진솔하지 못하거나 무언가를 숨기는 듯한 인상을 주면 기업 입장에서는 꺼려질 수밖에 없다.
취업 과정도 ‘과유불급‘이다. 아무리 좋은 경험과 사례여도 질문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포기하고 지원자의 생각과 가치관 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이두형기자 mcdjrp@sedaily.com 도움말=인크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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