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사장은 이날 오전 9시 50분께 서부고용노동지청 청사 앞에서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언론자유와 방송독립을 어떻게 지킬까 고민이 많았다. 취임한 지 6개월밖에 안 된 사장이 정권을 등에 업은 사실상 무소불위의 언론노조를 상대로 무슨 부당 노동행위를 했겠나”라고 혐의 내용을 부인하고 나섰다.
그는 또 “당당히 조사받고 가겠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진입했다. 김 사장의 이날 출석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지 나흘 만의 일.
언론노조 MBC본부 관계자는 “언론노조가 정치적 목적으로 사장을 겁박한다는 것과 취임한 지 얼마 안 됐다는 주장은 김 사장이 취임 이후 계속 해왔던 말”이라며 “김 사장은 어느 날 갑자기 MBC에 떨어진 사람이 아니다. 보도국장부터 고속 승진해서 온 사람인데 어떻게 무관하다고 할 수 있는가”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서부지검은 지난 1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부당노동행위) 혐의 등과 관련해 서부고용노동지청의 4∼5차례 소환 요구에 불응한 김 사장의 체포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바 있다.
MBC는 4일 보도자료에서 강압적인 출석 요구는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훼손하는 것으로 보고 거부했으나 체포영장 집행과 출석요구도 법 절차의 하나라는 의견도 있어 자진 출석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MBC 측은 고용노동부가 김 사장에게 혐의를 두고 조사하겠다는 사안은 센터 설립 및 전보, 모성보호의무 위반, 최저임금제 위반, 근로계약서 미교부, 일부 퇴직금 부족 지급 등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께부터 노동지청 입구에서는 취재진 60여명과 애국여성연합회 회원 약 10명이 김 사장을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이 도착하자 애국여성연합회 회원들은 ‘MBC 사장 긴급체포 언론 장악 음모 정권 폭거’라고 써진 피켓을 흔들며 “김장겸 힘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김 사장이 청사로 완전히 들어간 이후에도 10여분간 ‘김장겸’을 외치며 “언론 탄압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쪽에서는 언론개혁시민연대 회원 1명이 ‘김장겸은 물러나라, 김장겸을 처벌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낮 12시 40분께는 김재철 MBC 전 사장도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에 조사를 받으러 출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철 전 사장 역시 부당해고 및 전보 등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 이에 앞서 안광한 전 MBC 사장도 지난달 24일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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