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의 시대다. 지금 이 시간에도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새로 만들어지고 있다. 버스와 택시가 언제 오는지, 어떤 키워드를 언제 많이 검색하는지 같은 정보들을 분석하면서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은 크게 달라졌다.
빅데이터는 일상생활과 소비문화에 큰 혁명을 가져왔을 뿐 아니라 산업의 패러다임도 새롭게 바꾸고 있다. 유통 업계는 성별과 나이에 따른 구매 형태를 분석해 신제품과 서비스를 내놓는다. 제조 업계는 설비 정보를 활용해 생산 과정에서의 불량 원인을 제거한다.
과거에 굴뚝 산업처럼 보이던 ‘전력 산업’도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큰 변혁을 겪고 있다. 한국전력은 전국의 배전선로에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설치하고 발생하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고장 징후를 사전에 파악한다. 이를 통해 정전을 예방하는 시스템을 시범 구축하고 있다.
‘지능형전력계량인프라(AMI)’는 가정과 공장의 전력 사용 패턴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전기요금을 크게 줄여주고 있다. AMI는 현재까지 국내 450만세대에 설치됐다. 향후 오는 2020년까지 2,250만세대 전 고객에게 설치될 계획이다. 웨어러블 기기와 위치확인 시스템을 활용해 전력 사용량을 분석하면 취약계층의 실종을 예방하고 신변 이상을 찾아내는 사회안전망까지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뿐 아니다. 한국전력의 전력 설비·기술·영업·판매와 관련된 데이터 발생량은 연간 3조3,000억개에 달한다. 이 엄청난 데이터가 상업과 지리·기상·교통 같은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면 새로운 비즈니스와 서비스가 탄생할 것이다. 지난해 9월 한국전력이 ‘전력빅데이터센터’를 설치한 것도 빅데이터 공유로 얻는 편익과 경제 발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와 전력이 만남으로써 새로운 세상이 열릴 기반이 다져진 셈이다.
미래학자들은 제조업의 쌀이 ‘철’이라면 미래 산업의 쌀은 ‘빅데이터’가 될 것으로 강조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려면 빅데이터와 전력 및 비전력 분야에 대한 융합 연구와 투자를 늘리고 속도를 더 높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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