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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직원 술자리 강요·관사 청소 '상급자 갑질'

공정위 노조, 내부 사례 공개

사적 관사물품 예산으로 구매도

"갑질 뿌리 뽑겠다" 의지 무색





공정거래위원회 A국장은 거의 매주 젊은 여자 사무관들을 불러모아 저녁 술자리를 갖는다. 국장이 “내가 하면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다른 여직원을 시켜 ‘멤버 구성’을 지시하는 탓에 해당 직원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무실 냉장고에 ‘쭈쭈바(아이스크림)’를 사다 놓지 않았다고 부하 직원에게 짜증을 내는 B과장도 있다. 그는 국회 업무 등 출장을 갈 때마다 자신의 열차표 발급을 부하 직원에게 시킨다.

우리 경제의 ‘갑질’을 뿌리 뽑겠다고 천명한 공정거래위원회 내부에서 정작 상급자의 갑질이 끊이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왔다. 6일 국가공무원노동조합 공정거래위원회지부는 공정위 과장급 이상 80여명에 대한 관리자 평가와 내부 갑질 사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평가는 지난달 21일부터 4일간 5급 이하 전체 직원 41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총 228명(56%)이 응답했다.

노조에 따르면 공정위 한 과장은 지방사무소장을 지내면서 직원들에게 업무 범위와 관련 없이 자신의 관사를 청소시켰다. 예산으로 관사물품을 구매하고 관용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또 다른 과장은 자신의 퇴근버스부터 여행 시 가족과 머물 숙소 예약 등 개인적인 업무를 직원들에게 수시로 시켰다.

이 밖에 직원들이 각출한 과비를 무분별하게 사용하거나 휴가를 쓰는 직원에게 눈치를 주고 야근과 술자리를 강요하는 경우도 주요 ‘갑질’ 사례로 꼽혔다.



노조는 또 공정위 고위공무원들의 문제점으로 “관리자들의 막말, 호통과 짜증, 비아냥거림이 시급한 개선사항이며 직원들과의 소통과 배려가 가장 절실하다”고 전했다.

류호형 국공노 공정위지부장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장의 갑질을 근절한다고 나서고 있지만 오랜 시간 상사의 갑질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관련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대기발령·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정위는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김정기 공정위 운영지원과장은 “내부적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면서도 “일단 제기된 내용에 대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문제가 있다면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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