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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수산물, 씻고 끓이고 소독하자

장영수 부경대학교 해양수산경영학과 교수





국민들이 수산물을 웰빙식품으로 인식하면서 국내 수산물 소비량이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의 ‘2016 세계수산양식현황’을 보면 우리 국민의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일본과 노르웨이보다 많은 수준이다. 몸에 좋은 오메가3,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수산물은 미래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각광 받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수산물의 소비와 공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기후변화 등에 따른 해수 온도 상승으로 바닷물에 오염원이 증식할 우려가 상존한다는 데 있다. 올해 우리나라 연근해에서도 예년(4월)보다 빠른 3월에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검출됐고 지금까지 총 10명의 환자가 신고된 바 있다. 수산물 위생안전 사고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각국 정부는 수산물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고 권고사항을 발표하는 등 국민의 안전한 수산물 소비촉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식중독의 원인 중 하나인 비브리오균은 바닷물의 온도가 15도 이상이 되면 증식을 시작해 섭씨 20~37도에서는 3시간 만에 100만 배로 증가한다. 따뜻한 바닷물에서 증식한 비브리오균이 부착된 수산물을 익히지 않고 생식하거나 상처 난 피부에 바닷물이 접촉할 때 비브리오 패혈증에 감염될 가능성이 크다.

수산물 섭취로 인한 질병들은 수산물의 몸에 붙은 오염원을 제거하지 않고 먹거나 조리과정에서 오염된 조리도구를 사용하는 등의 부주의로 인해 주로 발생한다. 수산물 자체가 오염돼 질병이 발생한다고 오해하는 소비자들이 많으나 죽은 물고기를 장시간 방치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산물의 근육에는 오염균이 기생하지 못한다.



따라서 수산물의 몸에 묻은 오염원을 잘 제거한다면 수산물은 어느 것보다 안전한 식품이 된다. 우리 식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아래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음식을 조리하기 전에 흐르는 물로 어패류를 2~3회 정도 씻어내야 한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비브리오균은 바다에 상주하는 균으로 수돗물로 깨끗이 닦아내면 금방 사멸된다. 열과 산성에도 약하므로 식초나 레몬즙을 뿌리는 것도 효과적이다.

둘째, 수산물을 조리할 때는 손질 부위에 따라 조리도구를 구분해 사용해야 한다. 특히 외식업소에서는 머리와 내장을 손질하는 용도, 비늘을 정리하고 포를 뜨는 용도, 생선살을 횟감으로 뜨는 용도로 나눠 조리도구를 사용해야 식중독으로부터 안전하다. 표피나 내장 등에 붙어 있던 비브리오균이 다른 부위에 오염되지 않기 위함이다. 사용한 조리도구들은 열탕 처리를 해서 2차 오염을 방지해야 한다. 자칫 그대로 다른 조리에 사용한다면 교차 감염이 일어나 여러 사람에게 식중독을 전파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만성간질 환자, 알코올 중독자 등의 면역결핍환자라면 수산물을 날것으로 섭취하지 말고 섭씨 85도에서 1분 이상 충분히 끓이거나 익혀 먹는 것을 권한다. 특히 어패류는 껍질이 열리고 나서 5분 동안 더 끓이고 증기로 익히는 경우 9분 이상 더 요리하는 것이 좋다.

수산물 섭취로 인해 질병에 감염되는 안타까운 일은 위 세 가지만 지켜도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소비자들은 전염균이 수산물 체내에서 자라거나 증식하는 게 아니라 수산물에 묻은 오염원이 문제라는 사실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그 오염원을 제거한다면 수산물을 가장 안전하고 건강한 식품으로 즐길 수 있다. 정부의 제도적 노력에 소비자들의 올바른 습관이 더해져 수산물이 국민의 식탁에서 늘 환영받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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