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가운데 외국인이 가장 살기 좋은 나라는 바레인, 가장 살기 힘든 나라는 그리스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 조사 대상국 65개국 가운데 31위를 차지하며 간신히 중간 이상은 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루마니아나 캄보디아보다는 낮은 점수를 받았다.
7일 해외거주자 네트워크 인터네이션(InterNations)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65개 주요국 가운데 외국인이 가장 거주하고 근무하기 좋은 국가는 바레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바레인은 특히 정착하기 쉽다는 점과 직업 안정성 덕에 높은 평가를 받았다. 커리어 부문, 일과 삶 균형 부문에서 모두 2위를 차지했고 언어 면에서도 영어 사용빈도가 높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했다.
한 키르기스스탄 출신 외국인은 “바레인 사람들은 친절하고 (외국인을) 환대해준다”며 “모든 사람이 영어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상위 10개국 가운데 아시아 국가는 대만(4위), 싱가포르(9위) 두 곳이었다.
해외거주자들에게 최악의 평가를 받은 곳은 그리스였다. 2015년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내몰렸던 그리스는 여전히 경제적으로 불안한 상황에 내몰려 있다. 응답자의 절반은 가구 소득으로 하루 생활을 영위할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고 27%는 그럭저럭 살아나기도 부족하다고 답했다. 복지 예산이 부족해지면서 보육과 아동교육도 열악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쿠웨이트(64위), 나이지리아(63위), 브라질(62위) 등이 하위 국가로 꼽혔다.
한국의 순위는 31위로 집계됐다. 개인 치안 항목에서는 5위를 차지하며 상위권에 들었지만, 현지 문화 적응 항목에서는 59위에 머물렀다.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루마니아(19위), 필리핀(29위)보다도 순위가 낮았지만 일본(40위), 중국(55위)보다는 좋은 평가를 받은 셈이다.
미국과 영국 등 한때 해외 거주지로 이름이 높았던 국가들의 성적은 처참했다. 미국의 순위는 남아프리카공화국(42위)보다도 낮은 43위였으며 영국은 54위에 그쳤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와 영국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이후로 미국과 영국이 외국인에게 친절하지 않으며 정치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국가라는 인식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가장 순위가 많이 오른 국가는 말레이시아, 노르웨이, 포르투갈이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38위에서 15위로 23계단 뛰어올랐고 노르웨이(43→20위), 포르투갈(28→5위)도 지난해보다 훨씬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덴마크, 카자흐스탄, 스웨덴 등이 1년 만에 20계단을 뛰어올랐다.
이번 조사는 166개국 출신의 해외거주자 1만3천명을 상대로 삶의 질과 치안, 직업, 생활비, 외국인 친밀도 등을 설문한 것이다.
[사진=인터네이션 홈페이지 캡처]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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