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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최불암, 경상도와 전라도 품은 ‘육십령’ 밥상 소개





7일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함양에서 장수까지 - 육십령 밥상’ 편이 전파를 탄다.

소백산맥의 한 자락, 덕유산과 백운산 사이에는 경남 함양과 전북 장수를 이어주는 고개 육십령이 있다. 옛날부터 도적과 산짐승이 많아 60명이 모여야 넘을 수 있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고개, 육십령. 굽이굽이 고갯길 따라 육십령이 품은 경상도와 전라도 두 지역의 밥상을 만난다.

▲ 함양 복동마을, 육십령을 넘어 전라도로 장에 가다

전라북도 장수의 장계 5일장이 열리는 날. 경상남도 함양 복동마을 삼총사가 장을 보러 나선다. 장계장이 함양장보다 가깝고 더 크기 때문에 장이 열릴 때면 꼭 전라도를 찾는다. 장계장은 오래전부터 영남과 호남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섞이며 어우러지는 곳이었다. 바다도 강도 먼 복동마을, 그 옛날 육십령 넘어 장계장에 갔다 온 날은 오랜만에 바다 생선 구경하는 날이었다. 매콤한 양념을 바른 고등어구이는 특별한 날 먹는 귀한 반찬이었다. 그렇다고 생선을 못 먹은 건 아니었다. 냇가에 나가 잡은 고기들로 어탕을 끓이는데, 산에서 캐온 귀한 산양삼을 넣는다. 산약초가 유명한 마을에서 맛볼 수 있는 특식이다. 수많은 굽이만큼이나 다양한 사연이 깃들어 있는 육십령, 그 고개가 품은 밥상이다.

▲ 오늘은 돼지 잡는 날, 복동마을 잔치밥상

함양 서상면의 광복절 기념 면민체육대회가 열렸다. 마을 사람들 모두 농사일도 쉬고 함께 즐기는 복동마을의 중요한 연중행사다. 특별한 날인만큼 돼지 한 마리를 잡아 마을 잔치를 벌인다. 마을 사람들이 각자 역할을 맡아 직접 발골 작업부터 요리까지 한다. 뼈로는 경상도 다른 지역에서 먹는 돼지국밥과 달리, 각종 나물을 양념해 넣고 매콤하게 국을 끓여낸다. 고기는 잘 삶아 수육으로 먹고, 대창으로는 돼지 잡는 날에만 해먹을 수 있다는 잔치 음식 피순대를 만든다. 함께 목청 높이고 구슬땀 흘리며 체육대회를 즐기고 먹는 음식은 그야말로 꿀맛이다. 함께여서 더없이 푸짐한 밥상이다.



▲ 육십령 정상을 지키는 조정자 씨의 사랑방

영호남을 잇는 중요한 고갯길이었던 육십령, 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이제는 한적해졌지만 여전히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백두대간을 오르려는 등산객들이다. 그리고 육십령 정상에는 수십 년째 한 자리에서 그들을 맞이하고 있는 조정자 씨가 있다. 등산객들이 산에 오르기 전 조정자 씨의 휴게소에 들리면, 구수한 시래깃국과 산에서 직접 뜯어온 나물들을 무쳐 시래깃국 한 상이 뚝딱 차려진다. 조정자 씨가 있는 육십령 마을은 과거 고갯길을 넘나드는 사람들이 묵었던 옛 주막이 있던 곳이다. 사람들은 주막에 들러 배도 채우고 술도 한잔 기울였다. 조정자 씨는 추억이 담긴 막걸리찐빵과 장떡을 만들어 고갯길을 오가는 사람들과 함께 나눈다. 이제는 조정자씨의 휴게소가 주막이고, 사랑방인 셈이다.

▲ 장계장의 터줏대감, 서경선·김경순 씨 부부

장계장에는 20년째 같은 자리에서 장사를 하는 서경선 씨 부부가 있다. 젊었을 때 소 장사를 하던 서경선 씨는 소를 몰고 육십령 고개를 넘었지만, 이제는 아내를 도와 육십령 고개를 넘어 장을 찾는 사람들을 맞는다. 장수 사람들이 즐겨 먹는다는 고수부터 고들빼기까지 부부가 직접 키워서 파는 농작물이라 인기가 좋다. 특유의 향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고수는 장수에서 인기 있는 식재료다. 무와 버무려 만든 고수겉절이를 만들고, 쌈으로도 먹는다. 쌉쌀하면서 감칠맛 나는 고들빼기김치는 입맛 없을 때 그만이다. 고수겉절이와 고들빼기김치, 칼칼한 소고기육개장으로 푸짐한 한상이 차려졌다. 소박하지만, 부부의 지난 추억과 땀방울이 섞인 특별한 밥상이다.

[사진=K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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