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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신세경 “원하는 건 행복하게 살기…현재에 만족합니다”

배우 신세경이 밝아졌다.

어느덧 데뷔 10년차가 넘은 신세경은 그 시간 속에서 여유를 배운 듯 연기에 있어 힘이 빠지고, 그만큼 한결 자연스러워졌다. 한동안 그녀를 수식했던 깊은 애수와 우울함이 물러간 그 자리에는 조금 더 제 나이에 어울리는 부드러운 명량함이 자리 잡고 있었다.

사진=나무엑터스




많이 편안해지고 밝아진 거 같다고 말을 했더니 신세경은 “모든 것은 캐릭터의 힘”이라며 모든 공을 자신이 출연한 tvN 드라마 ‘하백의 신부 2017’에게 돌렸다.

‘하백의 신부 2017’에서 신세경은 까칠하지만 인간애 넘치는 신경정신과 의사 윤소아로 변신했다. 극중 적당히 현실적인 성격의 윤소아는 신중에 신인 하백(남주혁 분)의 말보다 건물주 후예(임주환 분)의 제안의 더 따르면서 ‘조물주 위에 건물주’의 모습을 보여주며 로맨틱코미디의 진수를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

“‘하백의 신부 2017’을 아끼고 사랑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소아가 가진 서사가 빼곡했기 때문이에요. 캐릭터가 가진 힘이 컸죠. 드라마 장르는 판타지이지만 소아는 투덜거림에 있어 결코 주저하지 않아요. 세상에 쫓기듯 살아가는 소아의 모습이 현실과 어느 정도 닮아있기도 하죠. 그리고 드라마는 소아가 까칠할 수밖에 없는 사연을 잘 표현해주고 있어요. 덕분에 소아의 감정을 따라가기 무리가 없었어요. 만약 상황이나 장면 때문에 캐릭터가 희생되는 부분이 있거나, 감정이 널을 뛰었다면 이를 쫓아가기 힘든데, 작가님께서 소아의 캐릭터를 순차적으로 차근차근 올려주셔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사진=나무엑터스


캐릭터가 주는 힘 덕분에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다고 고백한 신세경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촬영이 쉬웠던 것은 아니었다. 중후반부로 접어들면서 감정이 깊어진 ‘하백의 신부 2017’인 깊어지는 만큼, 감당해야 하는 감정이나 상황이 결코 만만하지 않았던 것이다.

“촬영이 끝난 이후 그냥 잠만 잤어요. 후반부에 조금 빠듯하게 진행이 됐거든요. 반사전을 처음 경험했는데, 제가 기대했던 것 큼 막 다른 것은 없었던 것 같아요. 대본이 늦게 나온 건 아니고 신마다 감정이나 상황이 만만치 않았다보니, 스페타클한 점들이 많아서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하백의 신부 2017’이 신세경에게 어려웠던 이유가 또 하나 있다. 바로 하백이 물의신인 만큼, 그의 가신이었던 소아 역시 물과 관련됐던 에피소드가 많았다. 문제는 신세경이 ‘물 공포증’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처음 대본을 받고서 할지 말지 고민했던 부분도 바로 ‘물’ 때문이었어요. 물 공포증이 있거든요. 호흡을 물에 못 담는다. 예전에 빠졌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 너무 끔찍 했어서, 여전히 물이 익숙하지 않아요. 물에 호흡을 못 담그니, 100%를 다 물속에서 소화를 하지는 못했죠. 그래도 감사한 것은 작가님께서 여러모로 도와주셔서 소화하지 못하는 부분 없이 잘 마쳤다는 것이에요. 다만 물 속 신은 아닌데, 힘들었던 적이 있었어요. 빗속에 있는 장면인데, 탈수기의 물이 굉장히 세게 때리면서 호흡기를 막는 적이 있어서, 그때 공포를 느꼈던 적은 있었어요.”

사진=나무엑터스


신세경에게 ‘하백의 신부 2017’ 촬영장은 여러 가지를 느끼게 해주었다. 아역으로 연기로 시작하다보니 촬영장의 막내로 사랑을 받았던 신세경은 1994년생 배우들이 많았던 ‘하백의 신부 2017’에서 ‘언니’ 혹은 ‘누나’가 돼 있었던 것이다.

“새삼 나이를 먹은 것이 실감이 나기는 했어요.(웃음) 스물여덟 살이 되니, 배우들 뿐 아니라 스태프들도 동생이 많아졌더라고요. 신기했어요. 어릴 때부터 일을 하다 보니 알게 모르게 항상 막내였는데, 조금 기분이 이상한 것도 있더라고요. 이전까지 한 번도 언니의 입장, 선배의 입장에서 뭘 해본 적이 없다보니, ‘하백의 신부 2017’ 초반에는 ‘동생들에게 뭘 어떻게 해줘야 하지’라고 고민을 했었죠.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이런 고민을 했던 것이 창피해 질 정도로 동생들 모두 알아서 잘 하더라고요. 성실한 배우들이었던 거죠. (웃음)”

신세경은 ‘하백의 신부 2017’에서 각기 다른 ‘주종관계’ 로맨스를 선보이며 연기호흡을 맞췄던 남주혁과 임주환에 대해 언급했다.

“남주혁이 연기한 하백의 말투가 어색하지 않았냐고요? 전혀요. 촬영 전 대본 리딩 시간도 있었고, 사실 저희는 시청자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하백과 보냈어요. 하백의 독특한 말투는 그냥 ‘하백님의 스타일’인 거예요. 그래서 전 여러모로 좋았어요. 그리고 주혁이의 경우 정말 감사한 것이 카메라에 잡히든 잡히지 않든지 간에 제 감정신에 항상 같이 울어줬다는 거예요. 테이크마다 같이 울어주는 배우는 정말 처음 봤어요. 그런 주혁이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상대배우 얼굴을 딸 때 200%의 힘을 써서 같이 울어줬던 적이 있는가’라며 저 스스로 반성하기도 했고, 또 감동도 많이 받았어요. (웃음)”



사진=나무엑터스


“후예와 연기를 하면서 좋았던 지점 중 하나가 16부에 후예가 마지막 상담이라고 하면서 소아와 힘차게 악수를 하는 신이었어요. 그때 임주환 오빠의 표정에서 치유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거든요. 소아와 하백, 그리고 반신반인 후예의 삼각관계의 경우 일부러 재미를 위해 넣은 신도 있지만, 사실 저는 그냥 삼각관계로 느껴지지 않았어요. 하백과 소아의 로맨스는 그냥 로맨스 형태였는데 소아와 후예는 서로를 위로하는 관계로 다가왔어요. 소아를 정신과 의사로 잡아주신 이유에 대해 ‘인간 대 인간’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느꼈거든요. 다른 드라마에서 흔히 보았던 삼각관계와는 사뭇 달랐죠.”

데뷔 후 긴 머리를 고수했던 신세경은 ‘하백의 신부 2017’를 통해 처음으로 단발에 도전했다. 처음 도전하는 단발이었지만 생각보다 단발은 그녀와 잘 어울렸고, 덕분에 수많은 여성들은 단발병에 시달리기도 했다. 혹시 이 같은 단발을 계속 유지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신세경은 “머리나 눈썹이 빨리 자라는 스타일”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단발이 편한데 제가 털이 빨리 자라는 타입이다 보니, 머리가 빨리 자라더라고요. 긴 머리였을 때는 상관이 없었는데 짧은 머리이니 티가 많이 나서 샵을 정말 많이 갔어요. 제가 샵에 자주 가는 성격이 아니다 보니, 당분간 의도치 않게 머리가 길 것 같아요. 사실 지금보다 더 짧은 기장도 해보고 싶기도 한데, 생각보다 머리 형태에 변화를 주는 것이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사진=나무엑터스


차기작으로 하고 싶거나 도전하고 싶은 장르에 대해 물어보았더니 “모든 것이 다 흥미로워 보인다”고 답했다.

“멜로, 로맨틱 코미디 뿐 아니라 장르물도 좋아요. 다만 제가 소아처럼 완벽하게 품을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나느냐가 제일 중요한데, 그게 쉬운 건 아니거든요. 내가 얼마나 소화해낼 수 있느냐 책임감에 관련된 부분도 있기에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죠.”

신세경과 이야기하면서 그녀가 왜 그동안 ‘애늙은이’로 불렸는지 깨닫게 됐다. 외모가 성숙하거나, 혹은 그녀가 연기했던 배역들이 조용해서는 아니었다. 그녀가 하는 말 하나하나와 생각이 또래의 배우들 보다 소탈하고 또 성숙했던 것이었다.

사진=나무엑터스


“저는 이루고 싶은 것이 딱히 없어요. 혼자 욕심만 부려봤자 실망하기 일쑤이거든요. 저는 지금처럼 하루하루 행복하게 잘 살고 싶어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이뤘다고 생각을 하는데, 사실 이게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웃음) 제가 하는 이 일이 부침이 많다보니 본의 아니게 상처를 받기도 하고, 또 제가 주는 경우도 많죠. 그래서 현재에 만족하면서 최선을 다 해 살아가보려고요.

차기작을 선택하기 전 하고 싶은 것이 있을까. 이에 대해 신세경은 좋은 사람들과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답했다.

“작년에 의도치 않게 비행기를 너무 많이 탔어요. 그래서 그런지 일단은 어디 갈 엄두가 나지 않더라고요. 간단하게 갔다 올 수 있는 곳은 갈 수 있지만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대신 남은 2017년은 친구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직업이 특수하다 보니 친구들처럼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지난 5개월 동안 제 주변에 신경 못쓰고 살았거든요. 그래서 가능하면 연말까지 친구들과 좋은 시간 보내고 싶어요. (웃음)”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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