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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 창’ 9.12 경주 지진 1년, 공포에 질린 경주 주민들의 삶





12일 방송되는 KBS1 ‘시사기획 창’에서는 ‘경주 지진 1년, 천년고도의 공포’ 편이 전파를 탄다.

“여진이 계속 왔잖아요. 초반에는 큰 게 많이 왔잖아요. 여진이 한 번 올 때마다 정말 미치겠는 거에요. 밥 먹이다가 숟가락을 집어 던지고 계단으로 울면서 내려가고 몇 번을 그러고 나니까 이렇게 금 간 아파트에서는 진짜 못 살겠다 싶더라고요.”

▲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사람들

경주에 사는 김상하 씨는 지난해 규모 5.8 지진을 겪은 뒤 살던 아파트를 버리고 단독주택으로 이사했다. 지은 지 20년이 넘은 김 씨의 아파트는 내진 설계가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파트보다 불편한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왔지만 김 씨는 잘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여진이 올 때 마다 더는 12층 아파트에서 도망치듯 뛰어 내려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경주에는 김 씨처럼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하거나 아예 다른 지역으로 떠난 사람들이 적지 않다. 지진 이후 경주 시민들 사이에는 아파트 1~3층이 로열층으로 바뀌었다는 ‘우스개’ 소리도 나오기 시작한다.

▲ 경주 지진 1년, 섬처럼 고립된 그들의 이야기



하지만 경주 주민들은 지진 후 생활의 변화에 대해 외부인들로부터 ‘유난’을 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 그러나 600여 차례의 지진과 여진을 겪은 경주 주민이 느낀 공포는 차원이 다르다. 지진의 진앙인 경주시 내남면 주민을 대상으로 심리 검사를 한 결과, 60%의 주민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즉 트라우마를 겪었다. 겉으로 나타난 피해도 별로 없고 다친 사람도 많지 않았지만, 지진의 공포는 마음속에 자리를 잡고 있다. 공감받지 못하는 경주 주민들의 공포과 불안은 마음 속 지진의 상처를 더욱 커지게 하고 있다.

▲ 10초 전, 그리고 마음의 준비

경주 주민들은 지진이 났을 때 마냥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경주 지진 당시 발송된 지진 문자는 발생 8분 뒤였다. 그러나 지진이 잦은 일본의 경우 10초 안에 지진 발생을 국민에게 전파한다. 지난해 규모 7.3의 구마모토 지진 때는 3.7초 만에 지진 속보가 나갔다. 지진 조기 경보시스템 덕분이다. 속도는 빠르지만 진동은 약한 P파를 미리 감지해 강력한 진동과 함께 건물을 파괴하는 S파가 특정 지역에 도달할 때까지가 대피하거나 몸을 보호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10초라는 시간은 길지 않다. 그러나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책상이나 식탁 아래에 몸을 숨기고 진동에 대비할 수 있고, 승강기나 낙하물 등 목숨을 건지기 위해 대피해야 할 곳에서 벗어 날 수 있다. 10초 전, 진동이 온다는 사실만 미리 알아도 큰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지난해 9.12 경주지진 1년을 맞아 지난 1년 동안 경주시민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지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비책은 무엇인지 찾아본다.

[사진=KBS1 ‘시사기획 창’ 예고영상캡처]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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