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허리케인 ‘어마’로 직격탄을 맞은 소비자들을 위해 배터리 용량 증강 서비스를 제공했다가 역풍을 만났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테슬라는 전날 플로리다주에서 어마로부터 대피하는 운전자들을 위해 일부 승용차의 배터리 용량을 잠정적으로 늘렸다고 발표했다. 배터리 용량 증강 서비스는 플로리다 등 남동부 지역의 모델S 세단과 X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적용됐다. 테슬라는 일부 차량의 배터리 용량이 60~70kwh밖에 되지 않지만 회사의 소프트웨어 변경으로 오는 16일까지 시간당 75kwh의 용량을 사용할 수 있게 됐으며 이에 따라 고객들이 배터리 재충전까지 평소 대비 40마일(64㎞)을 더 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비상 증강 서비스 제공을 위해 버라이즌 등 무선통신사업자 등과 협력해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자동차 소유주의 초과요금도 면제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고객을 위해 제공한 원격 배터리 용량 증강 서비스가 뜻밖의 논란을 일으키면서 테슬라는 역풍을 맞고 있다. NYT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테슬라가 그동안 최대 용량을 제공할 수 있었음에도 소비자를 속여왔다는 원성이 자자하다고 전했다. 특히 자동차 소유주의 동의 없이 진행된 원격 소프트웨어 변경은 소비자 개인정보 보호는 물론 통제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자동차가 점점 더 많은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가운데 이번 조치가 원격 해킹의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것이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 역시 지난여름 주지사연합회에 참석해 “테슬라의 최우선 역할 중 하나는 마약 밀매를 막고 있다는 것”이라고 고도화된 네트워크 시스템을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NYT는 “어마의 세력이 약해지더라도 테슬라 차량 소유주들은 차량 스스로 변경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걱정을 떠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