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여신이 박성현(24·KEB하나은행)의 등 뒤를 따라다니는 것 아닐까.
악천후 탓에 3라운드로 축소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박성현이 1라운드 단독 선두에 나섰다.
박성현은 15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리조트GC(파71·6천482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7개, 보기 1개로 8언더파 63타의 불꽃타를 선보였다. 아직 오후 조 선수들의 경기가 끝나지 않은 가운데 박성현은 2위 캐서린 커크(호주)에게 3타 앞선 단독 1위를 달렸다.
하루 사이에 지옥에서 천당으로 수직 상승했다. 전날 1라운드 5개 홀에서 6오버파로 당시 최하위까지 밀렸던 박성현이다. 두 번째 홀(파4)에서는 무려 9타 만에 겨우 빠져나왔고 다섯 번째 홀(파3)은 트리플 보기를 적었다. 그러나 이 기록은 모두 지워졌다. LPGA는 폭우와 강풍이 계속되자 더 기다리지 않고 이례적으로 한 라운드 자체를 취소했다. 스코어 ‘참사’를 깨끗이 잊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이날 경기에 나선 박성현은 딴사람이 돼 있었다. 전날 9타를 쳤던 11번홀과 트리플 보기를 적었던 14번홀은 모두 파로 넘겼다.
박성현이 이대로 우승까지 달리면 7월 US 여자오픈에 이어 한 해 메이저 2승을 거두면서 세계랭킹 1위(현재 3위)로도 올라선다. 같은 조로 경기한 세계 1위 유소연은 4오버파 75타로 부진했다. 또 다른 같은 조 선수 렉시 톰프슨(세계 2위·미국)은 1언더파로 마쳤다.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자 김인경은 4언더파. 이번에도 한국 선수가 우승하면 5개 메이저 가운데 4개를 휩쓸어 ‘코리안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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