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벤처’ 옐로모바일이 지난 2014년 인수한 여행 오투오(O2O·오프라인 기반 온라인서비스) 계열사인 ‘여행박사’를 매각했다. 문어발식 인수합병(M&A)을 통해 확장하던 옐로모바일이 계열사를 매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옐로모바일이 특유의 계열사 연합 체제를 버리고 경영 효율화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옐로모바일은 최근 계열사인 여행박사를 한 사모펀드에 300억원 규모로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옐로모바일은 2014년 여행박사를 310억원에 브랜드와 영업권을 인수한 바 있다.
여행박사 매각은 옐로모바일의 핵심 경영 전략이 변하는 첫 신호탄이다. 그간 공룡 벤처라 불릴 정도로 창업 이후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에 공을 들였지만 이제 선택과 집중으로 경영 효율화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다. 이번 매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여행박사는 실적이 꽤 있는 편이지만 이익 규모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에 옐로모바일이 매각을 진행했다”며 “향후 구조조정을 통해 상장에도 속도를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여행박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293억원으로 전년 대비 10%가량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300만원에서 6억원 적자로 돌아서는 등 이익이 좀처럼 늘어나지 않았다.
여행 산업은 규모의 경제를 이용한 원가 경쟁력과 브랜드 신뢰도가 중요한 편이라 기존 대형 여행사의 시장 지배력이 모바일 시대에도 여전한 편이다. 실제 대형 여행사인 하나투어의 총 출국자 수 대비 점유율은 2015년 20.8%에서 올해 상반기 22.6%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대형 여행사들이 견고하게 시장을 지배하고 있어 모바일 기반 여행 스타트업의 성장성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앞으로는 핀테크·헬스케어 사업 부문에 선택과 집중을 해 향후 이익이 저조하거나 주력사업 부문과 관계가 없는 계열사를 꾸준히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이달 초 옐로모바일은 데일리금융그룹을 포메이션그룹과 옐로오투오 지분(1,125억원 규모)으로 맞바꿨다. 지난해 63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일리금융그룹은 올 3·4분기 흑자로 돌아설 것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옐로모바일 측은 “여행박사 매각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고 전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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