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스 프레지던트’는 2016년 여름부터 박근혜 탄핵 직후까지 박정희와 육영수를 그리워하는 ‘박정희 세대’의 모습을 담았다. 이번에 공개된 30초 티저 영상은 앳된 ‘소녀 박근혜’가 책상에 앉아 필기를 하다 카메라를 향해 인사하는 장면과 박근혜, 박근령, 박지만 삼남매가 다정하게 웃으며 걸어가는 장면, 박정희가 세상을 떠난 직후 20대의 박근혜가 청와대를 나와 삼성동으로 향하는 장면을 연이어 보여준다. 그리고 이러한 과거 모습들과 2017년 탄핵 후 차량에서 손을 흔드는 최근 박근혜의 모습을 대비시켜 묘한 감흥을 불러온다.
또한 티저 영상에는 주요 출연자로 추측되는 한 노인이 “모쪼록 하나의 국민으로서 잘 되기만을 바라는 것뿐이죠. 그만합시다”라고 지친 목소리로 말하는 인터뷰가 오디오로 삽입됐다. 티저 영상에 흐르는 배경음악은 영화 ‘미스 프레지던트’의 주제곡이기도 한 ‘즐거운 나의 집’으로 김재환 감독은 이 곡에 대해 “영화의 중요한 모티브다. 박정희와 박근혜에게, 그리고 거리로 나온 박정희 세대에게 과연 즐거운 나의 집은 무엇일까를 생각하며 만든 영화”라고 설명했다.
두 차례의 보도자료가 나간 후 보수와 진보는 물론 보수 단체들 내부적으로도 큰 논란이 되고 있는 점에 대해 김재환 감독은 “양 쪽에서 화끈하게 욕 먹고 있다. 댓글 보면 살벌하다. 한 쪽은 폐기처분 해야 할 박정희 세대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었다고 욕하고 포스터만 보고도 평점 0점을 주었다. 다른 쪽은 좌파 감독이 만든 보수 파괴 영화라고 또 욕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10월 26일 개봉하고 영화를 확인하면 달라질 거라고 믿는다. 긍정적인 건 보수층 관객들의 반응도 둘로 나뉘고 있고, 영화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김재환 감독의 자신감을 증명이라도 하듯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영남권에서는 연일 영화 시사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이미 9월에만 서울지역에서 세 번, 영남 지역에서 두 번의 시사회 일정이 잡혔다. 제작사인 단유필름 측은 지역, 연령, 정치성향과 무관하게 ‘미스 프레지던트’에 대한 궁금증이 나날이 커지고 있어 앞으로도 시사회 일정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권이 바뀌고 지난 정부를 비판하는 메시지의 다큐멘터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요즈음 대화와 공존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는 영화 ‘미스 프레지던트’가 시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기대된다. 10월 26일 개봉.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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