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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초점] “매너가 관객을 만든다”..‘킹스맨’ 황당한 실수가 던진 교훈

“매너가 사람을 만들고 관객도 만든다.”

콜린퍼스, 태런에저튼, 마크스트롱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킹스맨: 골드서클’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지수진 기자






‘킹스맨’ 배우들의 기쁜 내한 소식도 잠시, 때 아닌 논란에 부딪혔다. 이 모든 것이 ‘매너’와 직결된 문제였다.

21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할리우드 배우 콜린 퍼스, 태런 에저튼, 마크 스트롱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 ‘킹스맨: 골든 서클’(감독 매튜 본) 내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 무대에 가장 먼저 오른 것은 배우들이 아닌,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오상호 대표였다. 오상호 대표는 “이 자리를 빌어 어제(20일) 무대인사가 취소된 것과 관련해 팬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팬 여러분들께 실망을 안겨드린 점 가슴 아프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또한 “이 모든 문제는 행사 진행이 미숙했던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측에 있다. 이번 레드카펫 행사에서 한국 팬들과 즐겁고 행복하게 소통했던 ‘킹스맨2’ 배우들의 진심어린 애정을 기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다시금 이 자리를 빌어 이십세기폭스코리아를 대표해 행사를 충실히 기획하지 못한 것,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지 못한 것에 대해 정중히 사과한다”는 말과 함께 “팬들의 요구를 듣고 철저한 보상을 하겠다”며 고개를 깊이 숙이기도 했다.

20세기 폭스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킹스맨: 골드서클’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지수진 기자


내한 기자간담회가 수입배급사 측의 사과로 시작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여기엔 바로 전날인 지난 20일 내한 배우들의 일정 펑크의 이유가 있었다. 이날 오후 8시 서울 잠실 월드타워 롯데시네마에서는 ‘킹스맨: 골든 서클’ 무대인사가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행사 직전 돌연 배우들이 참석할 수 없다며 주최측이 행사를 취소해 팬들을 당황케 했다.

콜린 퍼스, 태런 에저튼, 마크 스트롱은 무대인사 취소 바로 몇 분 전까지만 해도 같은 장소에서 레드카펫으로 한국 팬들에게 최고의 팬서비스를 보여줬다. 이후 어떠한 사유도 없이 곧바로 무대인사 취소 소식을 듣게 된 팬들은 급기야 분노의 반응을 보였다. 이 중에는 온라인 중고시장에서 무대인사 티켓에 암표 가격 50만 원을 지불한 팬, 회사에 연차를 쓰고 온 팬 등 흔치 않은 기회에 갖가지 노력을 기울인 이들이 상당수였다.

배우들의 불성실한 태도로까지 비춰지자 이십세기폭스코리아는 행사취소 4시간 만인 21일 자정 페이스북을 통해 공식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는 “롯데월드타워에서 진행 예정이었던 ‘킹스맨: 골든 서클’ 배우 무대인사 취소 건에 대해 먼저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어 “무대인사에 앞서 진행되어야 했던 부산 극장 생중계가 이원 송출 문제로 인해 15분 이상 행사가 지연 되었다. 어렵게 화면이 연결되어 배우들이 생중계에 참여했으나 서울에서는 부산 쪽의 화면과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상황이 지속 반복 되었다”며 ”이에 송출 관계자는 생중계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고 행사 상황을 전달하려던 관계자의 커뮤니케이션 오류로 인해 배우 인솔 관계자는 전체 행사 일정이 취소 되었다고 판단, 배우들을 숙소로 이동 시키는 예상치 못한 해프닝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그 상황 속 관계자들은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채 무대인사를 대기하며 시간이 흘렀고, 급기야 배우들을 기다리던 관객들에게 취소 상황을 제대로 공지하지 못하는 불미스러운 상황으로 이어졌다. 오늘 어려운 발걸음 해주신 관객분들께 조속한 조치와 사과가 이뤄질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배우들이 피곤해해서 일정을 취소했다더라”는 이야기까지 돌자 수입배급사인 폭스 측은 21일 오전 직접 사과를 전하기에 이르렀다. 곧 27일에 개봉하는 영화의 흥행 여부에도 타격을 줄 수 있는 매우 민감한 논란이었던 터라 관계자가 직접 발 벗고 오해를 일단락시킨 것.

다행히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콜린 퍼스, 태런 에저튼, 마크 스트롱은 한국 취재진 질문에 친절하고 성심성의껏 대답하는 태도와 한국에 대한 애정을 가감 없이 표현해 ‘매너 있는 시간’을 선사했다. 현장은 행사 주최측의 직접적인 사과 전달, 세 배우의 솔직한 매력으로 논란이 일단락되는 분위기였다.

콜린 퍼스와 마크 스트롱은 이번이 첫 내한, 태런 에저튼은 지난해 ‘독수리 에디’로 휴 잭맨과 함께 내한한 이후 두 번째 한국 방문이다. 이제 막 한국 관객들을 만난 이들에게도 이번 이틀은 소중한 시간이었다. 더욱이 전편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가 국내 누적관객수 612만 명을 기록, 국내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흥행 역대 4위, 외화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흥행 역대 1위에 등극한 이후 ‘속편이 만들어지면 한국을 찾겠다’고 말한 콜린 퍼스의 약속 이행이 ‘최고의 매너’로 칭찬 받은 바다.

배우 콜린 퍼스, 태런 에저튼, 마크 스트롱이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1층에서 열린 ‘킹스맨: 골든 서클(감독 매튜 본)’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조은정 기자


콜린퍼스, 태런에저튼, 마크스트롱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킹스맨: 골드서클’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지수진 기자


기껏 불러놓고도 욕먹는 이 같은 사태가 무척이나 아쉽다. 특히 ‘킹스맨’ 팀은 미국, 영국에 이어 한국을 세 번째 프리미어 국가로 선택한 만큼 한국 팬들에 대한 애정과 격조 높은 예의를 차렸다. 한 순간의 어이없는 착오로 허비한 것은 시간만이 아니었다. 배우와 팬들이 일시적으로 빚은 오해, 잠시 무너진 신뢰가 아쉬운 부분이다.

영화 강국으로 커진 한국이 앞으로 맞이해야 할 ‘해외 손님’들은 많다. 이번 일을 계기로 좀 더 신뢰감 있는 행사가 치러지기를 바란다. 외국인을 향한 ‘한국 문화 주입’보다 신경 써야 할 것이 ‘기본 약속’이지 않을까.

한편 콜린 퍼스, 태런 에저튼, 마크 스트롱은 20일 카카오 TV 라이브 방송, 네이버 무비 토크,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롯데시네마 레드카펫 행사 참석에 이어 오늘 오전 11시 한국 언론과의 공식 기자회견, 오후 12시 40분 네이버 V 라이브 방송에 참여하는 것으로 한국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무리 짓는다. 이후 오후 8시 40분 김포공항에서 전용기를 타고 런던으로 돌아간다.

콜린 퍼스, 태런 에저튼, 마크 스트롱은 “한국은 정말 잊지 못할 사랑을주었다”고 영화 홍보사를 통해 한국 공식일정 종료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까지 영국 신사로서의 품위를 갖췄다.

‘킹스맨: 골든 서클’은 비밀리에 세상을 지키는 영국 스파이 조직 킹스맨이 국제적 범죄조직 골든 서클에 의해 본부가 폭파당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만난 형제 스파이 조직 스테이츠맨과 함께 골든 서클의 계획을 막기 위한 작전을 시작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스파이 액션 블록버스터. 9월 27일 개봉한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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