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아르곤’ 종영] 마지막까지 묵직한 한 방…‘시즌2 제작이 시급합니다’

짧았기에 더 강렬했다. 팩트(진실)의 무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 ‘아르곤’은 8부작이라는 짧은 편성에도 길고 진한 여운을 남기며 안방극장에 안녕을 고했다.

26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아르곤’에서는 3년 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며 ‘미드타운’ 오보를 바로잡고 이를 세상의 알리는 김백진(김주혁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사진=‘아르곤’ 캡처




미드타운의 붕괴 사고의 원인을 뒤쫓던 김백진은 3년 전 자신이 취재했던 착한병원시민단체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당시 김백진은 착한병원시민단체의 비리를 보도했고, 그의 뉴스로 인해 착한병원이 세워져야 할 자리에 대형 붕괴사고를 일으킨 미드타운이 들어서게 됐다.

김백진은 양호중을 찾아가 진실을 물었고, 양호중은 “3년 전 나는 당신에게 모든 자료를 보냈고 당신은 무시했다. 미드타운의 비극이 바로 당신 새치 혀에서 시작됐다”고 독설을 가했다.

양호중이 보냈다는 자료를 뒤늦게 확인한 김백진은 3년 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김백진은 미드타운 건설에 공헌을 했다는 사실을 알며 자책에 빠졌고 “자책하지 말라. 돈 받고 수사 안 한 놈들, 부실공사 눈감아준 놈들 그것만 제대로 밝혀내도 네 실수 만회하고 남는다”는 신철(박원상 분)의 격려도 크게 와 닿지 않았다.

결국 김백진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진실을 알리기로 결심했다. 김백진은 양호준이 보낸 서류를 발견한 이현화(천우희 분)에게 “사건의 내막을 알게 된다면 아무도 안 쓰려고 할 거다. 한 글자도 빠짐없이 적으라”며 착한병원 시민단체의 진실을 밝히는 기사를 맡겼다. 이연화는 “제가 용병기자여서, 선배님에게 칼 꽂아도 되는 사람이라 생각한 거냐”고 거절했지만, 결국 “내가 널 기자로 생각하는 것처럼 네가 기억하는 내 마지막 모습도 기자였으면 좋겠다”는 김백진의 말에 받아들이고 만다.

사진=‘아르곤’ 캡처


김백진은 ‘아르곤’의 가짜 큐시트까지 만들며 미드타운 오보에 대해 바로잡고자 했다. 소태섭(김종수)은 “네 가슴팍에 총까지 쏘면서 영웅이라도 되겠다는 거냐”며 만류했고, 이에 김백진은 “기자는 영웅이 되어서는 안 된다. 사람들은 영웅의 말을 믿고 싶어 한다”며 “뉴스를 믿는 게 아니라 판단하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말하겠다”고 호소했다. 김백진의 진심에 소태섭은 흔들리면서 이를 묵인해 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르곤은 뉴스를 보도할 수 없었다. 이를 알게 된 방송사에서 보원직원까지 동원하면서 아르곤 팀의 스튜디오 출입이 금지시킨 것이다. 궁여지책으로 다른 언론사에 뉴스를 제보했지만 외압으로 인해 세상에 알려지지 못했다. 그 사이 연화는 계약직 직원으로서 마지막 날을 맞았다.

그렇게 김백진의 실수는 묻히는 듯했다. 이에 김백진은 자신이 상을 받는 자리에서 착한병원시민단체 비리 기사가 오보였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사람을 살리는 병원이 세워져야 할 땅에 사람을 죽이는 건물이 세워지고 말았다”며 자신의 실수를 고백했다.



진실을 알린 김백진은 방송사를 떠나게 됐으나, 그의 양심고백으로 모든 비리는 세상에 알려졌고, 이후 미드타운 관계자들은 검찰 조사를 받았다. 세상을 바꾼 것이다. 그리고 이연화는 채용통지서를 받았다.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세상에서 오직 팩트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열정적인 언론인들의 치열한 삶을 그려낸 ‘아르곤’은 각본과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까지 3박자가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드라마였다. 8부작이라는 짧은 편성 속 충실하게 내용을 눌러 담은 ‘아르곤’은 마지막까지 묵직한 한 방을 전해주었다.

사진=‘아르곤’ 캡처


‘아르곤’이 더욱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판타지’가 아닌 현실 속 어딘가 존재할 만한 고민과 갈등들을 다뤘다는 것이다. 천우희가 연기한 이연화라는 캐릭터는 2012년 MBC 장기파업 이후 채용됐던 계약직 기자들을 떠올리게 했으며, 김백진과 유명호(이승준 분) 보도국장 같은 출세 지향적인 기자의 팽팽한 대립구도 또한 묘하게 현실적이었다는 것이다.

‘아르곤’의 캐릭터의 구성 또한 팀원들의 이야기만 다뤄도 충분히 극이 구성이 될 만큼 탄탄한 인물설정과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 김백진과 이연화 외에도 현장 우선주의의 베테랑 기자이자 ‘아르곤’의 프로듀서 신철, 백으로 방송사에 입사했으나 취재에 대해서만큼은 열혈 그 자체인 허상태(조현철 분) 등 저마다 다양한 개성과 스토리를 가지며 극을 이끌어 나갔다. 과하지도 그렇다고 덜하지도 않는 배우들의 연기는 작품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었다.

대사들 또한 주옥같았다. ‘팩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김백진을 통해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었으며, ‘미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연화의 입을 통해 계약직이라는 한계에 처한 이들의 고민과 성장을 보여주며 많은 감동을 전해주었다.

그렇기에 시작과 동시에 다가온 것만 같은 종영에 많은 시청자들은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아무리 박수칠 때 떠나라고 하지만, 이제 이야기가 시작되고 빠져들 만하니 끝났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평범한 멜로드라마도 16부작 이상을 방영하는 가운데 8부작으로 끝난 ‘아르곤’은 여전히 담아내지 못한 이야기들이 남아있으며, 이 같은 아쉬움은 시즌2 제작을 바라는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 ‘아르곤’ 후속으로는 이민기, 정소민 주연의 ‘이번 생은 처음이라’가 방송된다. 오는 10월9월 오후 9시30분 첫 방송.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