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마약 확산의 책임을 중국에서 대만으로 돌렸다.
2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대만 폭력조직이 중국 범죄조직으로부터 ‘운영권’을 넘겨받아 필리핀에 불법 마약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죽련방’으로 보이는 대만 최대 폭력조직을 거론하며 “필리핀이 현재 이 조직에 의존하는 국가가 됐다”고 말했다. 또 홍콩 폭력조직 ‘14K’도 필리핀에 대한 새로운 마약공급원으로 지목됐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나는 중국 정부나 중국인을 비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필리핀에서 유통되는 마약과 관련해 그동안 중국 마약조직들을 문제 삼았던 두테르테 대통령의 기존 입장과 대치되는 것이다.
이번 발언은 최근 중국에서 필리핀으로 밀수된 64억 페소(약 1,431억 원) 규모의 마약이 두테르테 대통령의 아들 파올로가 뇌물을 받고 도와준 것이라는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나왔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을 돌리기 위해 대만과 홍콩의 폭력조직으로 비난의 화살을 돌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필리핀 주재 대만경제문화사무소는 “대만은 불법 마약 공급원이 아니다”라며 국제 마약 밀매를 막기 위해 필리핀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우철 인턴기자 dncjf845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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