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웅 송승헌 주연의 영화 ‘대장 김창수’는 1896년 명성황후 시해범을 죽인 청년 ‘김창수’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영화의 포문을 연다. 그리고 역사 속 위인의 가장 빛나던 시절이 아닌, 위대한 리더로 거듭나기 위해 알을 깨고 나가는 ‘김창수’의 출발점에서의 모습을 재조명한다.
영화는 가장 낮은 곳, 평범한 인물들의 변화와 각성을 통해 청년 ‘김창수’가 깨달음을 얻어가는 계기를 스크린에 담아낸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고, 소외되어 어둠의 그늘 속에 빠져 있지만,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그 곳의 사람과 이들을 변화시킨 리더의 모습을 담아냈다.
27일 오후 영화 ‘대장 김창수’(감독 이원태) 언론시사회 및 간담회가 서울 동대문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주연배우 조진웅, 송승헌 그리고 이원태 감독이 참석했다.
이원태 감독은 이번 영화를 처음 기획하게 된 이유에 대해 “김구 선생님 영화를 쉽고 재미있게 만들어서 사람들이 재미있게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적인 계기가 하나 있었다. 몇 년 전에 아이하고 상해임시정부를 간 적이 있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작고 초라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 아이는 어리니까 아ᄈᆞ가 왜 우는지를 모르는 눈치더라. 그때 기본적으로 아는 게 있어서 감정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고 전했다.
이원태 감독은 “김구 선생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이다. 위인들이 빛나는 순간이 있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을까 생각했다”고 연출의 변을 전했다.
이어 “김구 선생님에 대한 전형적인 지식들을 가지고 있다. 빛나는 순간들을 겪기까지 알려지지 않은 암흑의 시간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대장 김창수는 절망의 끝에서 살아 나온 이야기”이다고 언급하며, “인간 김구를 그렇게 만들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인 계기가 ‘치하포 사건’이고, 사형을 받고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남게 된 것이 그를 만든 첫 번째 사건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김창수라는 젊은이가 백범 김구라는 걸 많은 이들에게 꼭 알려드리고 싶었다”고 특별한 의미를 전했다.
영화 속에선 어둠속에서 희망을 찾은 청년 ‘김창수’를 만날 수 있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김구 선생님의 이야기가 아니다. 절망의 끝에 선 젊은이 김창수가 이를 이겨내는 이야기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원태 감독은 “젊은 시절, 스무살 남짓의 김창수는 엄청난 일을 하시고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나셨다. 감옥이란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우리 민족의 지도자가 됐다는 이야기를 이 시대에 줄 수 있는 좋은 의미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군도>, <명량>, <아가씨> 등 역사극에서 유독 눈에 띄는 존재감을 발휘했던 조진웅은 인생작을 경신할 캐릭터를 만났다. 이번 영화에서 백범 김구의 청년 시절을 연기했다.
“초고 작업부터 조진웅만 생각했다”는 이원태 감독은 풍채는 물론 도전적이면서도 강인한 눈빛과 표정까지 실제 ‘김창수’와 싱크로율 100%인 조진웅을 캐스팅하기 위해 시나리오 작업부터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삼고초려했다고 한다.
조진웅은 “처음에 제작사 대표가 말했을 때 김구 선생님의 역할을 하려냐고 묻기에 안 하겠다고 했다. 근데 한참 지나고 시나리오를 봤더니 우리나라의 초석이 될 수 있는 인물이 되는 청년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었다. 누구에게나 소통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이번 영화를 선택한 계기 및 이유를 언급했다.
그럼에도 조진웅의 부담감은 컸다. “사실 감당이 잘 안되더라. 저는 나이 마흔이 넘었다. 당시 청년 김창수의 나이는 20대고 현재 내가 곱절을 더 먹었다. 그런데도 감당이 안 됐다. 그게 웃겼다”며 ‘김구’란 인물이 주는 의미를 되돌아봤다.
그렇기에 “내가 나이도 많고 경험도 많고 무서운 것도 많이 봤을 텐데 막상 그렇게 되니 감당이 안 되는 것 같아서 창피했다. 김구 선생님은 어떻게 견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추가적으로 조진웅은 “떳떳하고 당당하게 배우 짓을 할 수 있어서 감사드리는 마음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젠틀하고 바른 이미지의 배우 송승헌은 데뷔 21년 만에 첫 악역에 도전했다. 그는 나라를 버리고 일본의 편에 선 인천 감옥소 소장 ‘강형식’ 역을 맡아 숨겨왔던 날카롭고 강렬한 눈빛을 드러낸다.
첫 악역 도전에 나선 송승헌은 “배우로서 다양한 표현을 하고 싶었고, 기존에 내가 해온 역할이 정의롭고 선한 편에 서있는 착한 인물이었다. 게다가 소위 기존에 보아왔던 영화나 드라마에서 ‘친일파’처럼 단순하게 그리고 싶진 않다고 하셨다. 그 점 역시 동의했다”고 악역 출연 계기를 전했다.
송승헌이 맡은 강형식은 그 시대 조선인을 억압하고 힘들게 만드는 사람이다. 송 배우는 “실제 이런 인물이 존재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률적으로 죄수들에게 인간취급을 하지 말아야 하나, 혹은 조금이라도 인간적인 표현을 해야 하나 고민”을 거듭한 그는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냈다.
그는 “이 시나리오를 볼 때 실존했던 역사를 기반으로 한 영화라서 이런 영화가 많은 분들에게 감동과 큰 울림을 줄거라 생각했다. 젊은 친구들이 이번 역사를 알았으면 한다”고 영화의 의미를 밝혔다.
또 “참고한 영화는 ‘쉰들러 리스트’의 독일군 장교, ‘레옹’의 게리 올드만이다. 분량이 적지만 임팩트 있는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힘들게 억압할수록 김창수의 어려움이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최대한 냉정하고 혹독하게 하려고 했다”고 신경 쓴 부분에 대해서도 밝혔다.
한편 ‘대장 김창수’는 1896년 명성황후 시해범을 죽이고 사형선고를 받은 청년 김창수가 인천 감옥소의 조선인들 사이에서 대장으로 거듭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감동 실화다. 조선 말 혼란의 시대, 가장 낮은 곳에서 탄생한 대장 ‘김창수’의 모습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가슴 뜨거워지는 메시지를 전한다. 오는 10월19일 개봉.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