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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②] 고경표도 아팠던 청춘 “부모님과 금전적 관계 끊은 적 있어”

배우 고경표와 KBS 2TV 드라마 ‘최강 배달꾼’의 최강수가 닮은 점은 매사에 긍정적이라는 거다. 최강수가 전설의 배달꾼으로서 자부심을 키워나갈 때, 고경표는 이전과는 또 다른 청춘 캐릭터를 소화했다. 이번엔 ‘흙수저’. 딱히 환상을 만들고자 하지 않는 배우 본연의 자세가 최강수의 의연한 성격으로 묻어났고, ‘최강 배달꾼’은 공감 드라마로써 성공을 거뒀다.

배우 고경표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서경스타와 KBS 금토드라마 ‘최강배달꾼’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지수진 기자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고경표는 “배우는 직접 경험하지 않아도 표현을 해야 하는 직업이다. 배우라면 시대를 막론하고 연기로 감정을 공유하는 것은 똑같다고 생각한다”며 ‘배달부’라는 특별한 직업군의 인물을 자연스레 연기할 수 있었던 이유를 밝혔다.

고경표는 “사실 나도 겉으로 보이기엔 화려해 보이는 직업이지만, 젊은 시절 일찍 부모님과 금전적 관계를 끊은 적이 있었다. 전날의 음식도 끓여 먹고, 고시원 음식을 빼서 내 냉장고에 몰래 넣고 먹기도 했다. 최강수에 공감하기 어렵진 않았다. 그들만큼의 고충을 충분히 겪었기 때문에. 그에 더해서 시청자들께 용기를 주고 싶은 마음 이었다”고 경험담을 캐릭터에 맞게 변주시킨 과정을 언급했다. 배우로서 순탄한 길을 걸어온 것 같지만, 고경표에게도 고난의 시절은 있었던 것.

“힘든 적도 있었다. 그런 모든 과정이 있었기에 지금 제가 감사하게 연기하고 살 수 있는 것 같다.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돌아보니 좋은 것만 기억에 남더라. 내 성격이 그렇다. 자양분이 있었기에 연기관이 자리 잡아간 것 같다. ‘힘들어서 관둬야지’라는 생각은 안 들었다. 어느 직업이나 힘든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아버지가 ‘무슨 일이든 10년은 해봐라’고 하신 말씀을 기억했다. 보조출연부터 치면 지금이 딱 10년차다. 좋은 환경 속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어서 감사하다. 제 2의 진로를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공부를 잘 한다거나 특출난 재능이 있지 않다.”

배우 고경표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서경스타와 KBS 금토드라마 ‘최강배달꾼’ 종영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지수진 기자


참 솔직하다. 달리 잘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연기에 매진할 수 있었다고까지 털어놓을 배우가 몇이나 될까. 그런 꾸준함과 묵묵함이 어느덧 10년째다. 2010년 KBS 드라마 ‘정글피쉬 2’로 공식 데뷔해 ‘사랑을 믿어요’, 이후 2011년 tvN ‘SNL 코리아 시즌1~3’ 크루로 얼굴을 알렸고, ‘프로포즈 대작전’ ‘스탠바이’ ‘신의 퀴즈 3’ ‘이웃집 꽃미남’ ‘감자별 2013QR3’ ‘내일도 칸타빌레’로 연기 기반을 다졌다.

그러다 2015년 ‘응답하라 1988’ 선우 역으로 대표작을 탄생시킨 후 ‘질투의 화신’ ‘시카고 타자기’ ‘최강 배달꾼’까지 점차 비중을 키워나갔다. 영화로는 ‘졸업여행’ ‘무서운 이야기 2’ ‘청춘정담’ ‘탈출’ ‘인생은 새옹지마’의 주연, ‘하이힐’ ‘명량’ ‘차이나타운’ ‘7년의 밤’의 조연으로 출연, 스크린과 안방극장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연기에 순수한 열정을 지속적으로 쏟을 수 있었던 이유를 묻자 고경표는 “연기를 하고 사람들이 호응을 보내줄 때 재미있다. ‘전작의 캐릭터가 남아있지 않네?’라는 말을 들으면 좋다. ‘응답하라’ 이후로 그런 반응을 많이 보내주셔서 굉장히 뿌듯하다. 이번에도 내가 추구하는 연기관과 부합하는 칭찬들이라 생각했다. 그게 연기를 하는 원동력인 것 같다”고 대답했다.



배우 고경표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서경스타와 KBS 금토드라마 ‘최강배달꾼’ 종영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지수진 기자


배우에는 크게 두 부류가 있다. 잘하는 걸 특화시켜 보여주는 배우와 끊임없이 변화하는 배우다. 고경표는 이 중에 어떤 배우상을 향해 달려갈까. “어릴 때 히스레저를 보면서 연기 공부를 했다. 그 사람에게 받은 충격, 감동이 있었다. 내가 히스레저에게 받았던 느낌을, 대중들께서 내 연기를 보시고 같이 느꼈으면 좋겠다. 아직 할 게 더 있다. 기대해주시면 좋겠다. 여러 가지 색깔을 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센 역할도 하면 너무 좋겠다. 딱히 도전하고 싶은 역할을 정해놓진 않았다. 언제 어떤 캐릭터가 쓰일지 몰라서 항상 연습은 해놓는다. 영화를 보고 커버 연기를 해본다던지 거울을 보고 말투, 호흡, 표정, 제스처 등을 연습한다. 그렇게 무기들을 하나씩 만들어놓는다. 지금까지의 연기로 ‘나’라는 사람을 지우는 작업을 해왔다. 크게 고경표에 대한 환상, 이미지메이킹을 하진 않는다. ‘자유분방한 애야’, ‘인간적인 면모가 있는 애야’라고 불리는 게 좋다. 스스로도 그렇게 살고 싶다.”

이번 드라마 ‘최강 배달꾼’을 통해서는 어떤 성장을 일궜을까. 최강수는 정의로움과 올곧음이 매력인 ‘히어로’ 같은 캐릭터였다. “매 작품마다 캐릭터를 통해 배우는 점이 있다. 선우 때도 크게 배웠고(‘응답하라 1988’), 정원이(‘질투의 화신’), 이번에 강수도 마찬가지다. 착하게 사는 게 나쁘게 사는 것보다 어렵지만 의미 있는 삶이라는 걸 느꼈다. 해피엔딩이라 기분도 좋았다.”

이렇게 다작을 하며 열심히 달려왔지만, 1990년생인 고경표는 이제 서른을 바라보는 28세 청춘이다. 배우에게 각 나이대가 주는 의미는 매우 크다. 고경표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그냥 지금처럼 연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직 겪어보지 않았지만 숫자는 나에게 큰 의미가 없다. 서른이든, 마흔이든, 쉰이든 그 때마다 바람직한 마음가짐으로 살면 되겠다고 생각한다. 누나가 엄마가 되고, 엄마가 할머니가 되는 게 애잔하고 신기하긴 하다. 문득 감상에 젖는 것 같다. 난 지나간 20대를 엄청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하는데도 후회가 남는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도 엄청 열심히 살려고 한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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