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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다시 보는 한국과 베트남 관계

한경아 한국방문위원회 사무국장





16세기 말 조선의 실학자 이수광은 베이징에서 안남국 사신 풍극관을 만나 시를 주고받았다. 안남국은 지금의 베트남이다. 귀국한 풍극관은 이수광의 한시를 널리 퍼뜨렸고 이수광의 시집은 안남국의 선비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원조 한류스타 이수광의 활약은 요즘 베트남 국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우리나라 대중스타들에 비견될 만하다. 한국적인 것에 대한 베트남인들의 애정은 그렇게 역사가 깊다.

베트남 하면 내전의 아픈 역사가 주로 상기되나 사실 포스트 차이나(post china)로 떠오르는 나라다. 베트남의 인구는 세계 15위로 9,600만명을 웃돌며 이 중 40대 이하 인구가 전체 인구의 80% 이상을 차지해 이른바 ‘젊은 국가’ 중 하나로 손꼽힌다. 경제성장 역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10년간 베트남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6%를 넘고 있으니 잠재력이 대단히 큰 나라라고 하겠다.

올해로 수교 25주년을 맞은 한국과 베트남은 이미 함께 성장하는 경제협력자가 됐다.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으로서 일본을 앞지르고 있으며 우리 기업들은 80만명의 현지인 고용은 물론, 직업기술학교 설립과 취업지원 교육제공, 한국어 말하기 대회 개최 등 베트남 현지에서의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하게 추진하면서 베트남의 사회·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양국 간 관광 교류도 매우 활발하다. 베트남은 한국인들이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 가장 많이 찾는 나라이며 베트남 방한객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성장해 방한 관광시장 성장률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 등으로 올해 중국 방한객이 50%가량 감소하고 있고 우리 관광업계가 시장 다변화를 위해 동남아시아를 공략하는 현 상황에서 베트남이 한국 관광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고무적이다. 올해 7월부터 시행된 비자발급 완화 조치는 베트남 관광객의 한국 방문을 더욱 촉진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월 ‘한국방문의 해’ 사업설명회를 위해 찾은 하노이에서 베트남 국민의 한국에 대한 관심을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하노이 곳곳에서 한글 상표가 눈에 띄었고 한국의 K팝과 드라마는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었으며 한국을 좋아한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만큼 가는 곳마다 베트남 사람들은 우리 일행을 따뜻하게 맞이했다.

하노이에서 만난 현지인은 “한국이 이뤄낸 경제성장은 물론 문화 콘텐츠는 베트남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 같다. 닮고 싶고 부러운 나라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절의 아픈 역사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국민들이 한국과 한국인을 동경하는 것은 기쁘고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베트남인들의 한국 상품과 문화에 대한 호감은 한국 방문으로 이어져 상호 교류를 확대하는 데 밑거름이 되고 있다. 경제협력뿐만 아니라 문화와 관광을 통한 교류가 양국관계를 더욱 견고히 하는 가교가 돼 지금처럼 좋은 친구 관계가 지속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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