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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최강 배달꾼’ 고원희 “힘든 시기, 사막에 오아시스처럼 작품 만나”

KBS 2TV 드라마 ‘최강 배달꾼’이 남긴 것은 시청자들을 향한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도 있지만, 가능성 있는 배우들의 발견도 빼놓을 수 없다. 배우 고원희가 그렇다.

배우 고원희가 최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




고원희는 만화 같은 드라마 ‘최강 배달꾼’에서 가장 만화 같은 캐릭터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최강 배달꾼’은 가진 것이라곤 배달통뿐인 인생들의 통쾌한 뒤집기 한 판을 그린 신속정확 열혈 청춘배달극.

그가 연기한 이지윤은 흙수저를 열망하는 철없는 금수저. 구김살 없이 밝고 쾌활한 23살인데, 사서 고생하기를 원하는 인물이다. 프랜차이즈 음식점 브랜드 ‘정가’를 이끌고 있는 혜란의 외동딸이란 프리미엄으로 세상의 모든 행복을 누릴 것 같지만 가출해서 자립하기를 열망하는 청춘이다.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겠다며 무작정 가출했던 지윤은 처절한 굶주림에 몸부림치다가 강수를 만나 도움을 받고는 커피숍 알바를 시작하며 착한 아저씨 강수의 보살핌을 잊지 않고 생활력을 키워나갔다. 고원희는 통통 튀는 매력으로 드라마 속 비타민 역할을 톡톡히 했고, 그 귀여운 매력에 여성 시청자들마저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 드라마에서 ‘고원희’라는 이름을 기억케 한 순간이었다.

최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고원희와 만나 ‘최강 배달꾼’ 종영 인터뷰를 나눴다.

배우 고원희가 최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


-7~9월, 준비기간까지 세 달간 ‘최강 배달꾼’과 함께했던 소감은?

“촬영기간 3개월이 너무 짧게 느껴졌어요. 섭섭하기만 하고 아쉬워요. 내일 다시 대본이 나오고 촬영을 하러가야 할 기분이에요. 인터뷰 하면서 종영했다는 실감이 많이 나요. 배우끼리 단톡이 있어서 계속 글이 올라오고 있는데, 인터뷰 하는 사람에게 ‘화이팅해! 빠샤빠샤!’ 응원하고 그랬어요.”

-자체 최고 시청률 7.7%를 남기며 금토 11시대 드라마로서는 선전하며 종영했다.

“처음부터 대본을 보고 재미있어서 잘 될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까지 많은 사랑을 받을 줄은 몰랐어요. 얼떨떨해요. 이렇게 인터뷰를 많이 하는 경우도 처음이라 벅차요. 화제성이 아주 뚜렷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방송할 때 실검 올라온 걸 보고 행복했죠.”

-드라마에 대한 반응 중 인상 깊은 반응이 있다면?

“‘고원희가 이런 연기도 하네?’ ‘역할 잘 어울린다’ ‘역할에 맞게 잘 했다’는 댓글이 최고의 칭찬이었어요. 방송 끝나고 실시간 댓글이 올라오는데, 마지막회 끝나고 많은 분들이 ‘착한 드라마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해주셔서 우리 드라마가 좋은 드라마였구나라고 실감했어요. 실제로도 밝아졌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고요. 저를 모르는 분들도 딱 지윤이 캐릭터로 봐주셔서 친근하게 다가와주셨어요. 예전에는 힐끗힐끗 쳐다보고 ‘탤런트세요?’ 묻는 정도였다면 이제 딱 인식해주시더라고요. 예전에는 낯가림이 심했는데 이제는 낯설어도 ‘네 맞아요’라고 대답하고 그래요.”

-지윤이와 실제 본인의 성격을 비교해 본다면?

“비슷한 부분도 많고 다른 부분도 많아요. 즐거운 상황이거나 어릴 때 친한 친구를 만나면 지윤이 같은 모습이 나와요. 사회에서 만난 분들, 일하면서 만난 분들 앞에서는 아무래도 감정을 누르게 되고요. 양면성이 있는 것 같아요. 지윤이 캐릭터는 제 밝을 때의 모습을 많이 인용했어요. 저의 가장 밝을 때와는 싱크로율 100%였죠.”

-모태 금수저에다가 마냥 밝기만 한 지윤이였지만, 밉지 않은 캐릭터였다.

“그래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시청자들이 단아(채수빈 분)와 강수(고경표 분) 시점에서 몰입해서 보는데, 그들 시점에서 미워 보일 수 있는 요소가 있잖아요. 이 부분이 미워 보이지 않으면서 순수해보여야 했어요. 그러면서 단순하고 귀엽고 깜찍해 보여야 했죠. 자칫 잘못하면 의도와 다르게 보일 것 같아서 현장에서 배우들과 많이 의논했어요. 선호 오빠도 도움을 줬고요. 대사를 완전히 외우려고 했고, 계속 숙지하려고 했어요. 아무리 튀는 캐릭터라도 대본을 보면 상황과 행동이 그려지는데, 그걸 계속 연습했죠.”

배우 고원희가 최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


-지윤이가 23살 나이에 비해 아이 같고 애교덩어리인 것이 특징이었다.

“물론 저에게도 그런 면이 있긴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평소에도 그렇게 하지는 않아요.(웃음) 어차피 캐릭터가 가지고 가야 할 톤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어서 ‘지윤이라면 이렇게 했을 거다’라고 생각해서 연기했어요.”

-처음 ‘최강 배달꾼’을 접했을 때 이 작품만이 가진 매력은 무엇이었나?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대본만 봤을 때도 모든 캐릭터가 살아있었거든요. 작가님의 유머코드가 저와 잘 맞았어요. 전형적인 재벌 2세와 금수저의 내용이 아니어서 끌렸고요. 청춘들의 이야기를 희망적으로 풀어간 게 좋았어요. 요즘엔 다들 자극적이거나 화제성이 있어야 드라마가 잘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것과 달리 만화적으로 편히 보고 웃고 즐기는 드라마여서 좋았어요. 이 작품을 통해 저를 많이 알린 것 같아요. 드라마가 좋은 평가를 받아서 저도 득을 본 거죠.”

-고경표, 채수빈, 김선호와 주요 등장인물을 연기했는데, 모두 다 첫 호흡인 걸로 안다

“처음에 선호 오빠와 대본 리딩을 하면서 그 때부터 내공이 느껴졌어요. ‘이 배우와 함께 하면 내가 더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연기가 늘 것 같았고요. 워낙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매력이 있어서 쉽게 친해질 수 있었어요. 공통점을 찾아서 촬영 전에 먼저 친해졌고, 편하게 작품을 하게 됐어요. 다른 배우분들도 너무 좋으셨어요. 경표 오빠는 되게 책임감이 강하고 배려를 너무 잘 해줬어요. 제가 담을 넘어서 도망치는 신이 있었는데 계속 몸조심하라고 걱정해준 게 생각나네요. 배달꾼들 한 명 한 명도 다 챙겨주셨고요. 놀라우면서도 고마웠어요. ‘저게 프로의 자세구나’ 싶었죠.”

“수빈이도 대본 리딩 때부터 눈 마주치면 서로 웃고 그랬어요. 수빈이와는 정서적으로 친해요. 극 중반까지 서로 부딪히는 신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이후로는 말도 편하게 하면서 서로 도움도 주고 그랬어요. 다들 너무 배려심이 깊었고, 상대방 연기까지 고민해주고 응원했던 촬영장이었어요. 촬영이 끝나고 MT를 갔는데 그런 자리도 경표 오빠가 만들어줬어요. 그러면서 ‘5년 전부터 작품하면서 꾸준히 이어오는 단톡방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까지 하기 쉽지 않은데 이 인연을 끝까지 이어가고 싶어요. 작품 이후에도 시간이 맞으면 같이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자고 했어요. 벌써부터 다들 보고 싶다고 해요.”

-‘최강 배달꾼’ 출연 계기는 어떻게 되나?

“오디션을 봤는데 뒤늦게 제가 합류한 거예요. 원래 다른 배우가 지윤이 역에 캐스팅 됐었다가 불발되면서 급하게 오디션 얘기를 듣고 합류하게 됐는데, 저에겐 기회가 된 거죠. 한참 힘들 때 제의가 와서 더 열정적으로 한 것 같아요. 간절함이 보여서 뽑아주신 것 같고요.”

배우 고원희가 최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


-그 때 왜 힘든 시기였는지?

“‘별이 되어’ 작품을 하고서 지금까지 공백기였다고 생각했거든요. 중간 중간 독립영화에 참여했지만 영화가 상영되기까지 공백이 느껴졌어요. 일을 하긴 했지만 쉬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중간에 봤던 미팅에서도 떨어져서 공백이 길어졌고, ‘내가 연기를 안 하면 뭘 해야 되지?’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언제까지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사막에 오아시스처럼 ‘최강 배달꾼’을 만난 거예요. 대본도 너무 재미있고 캐릭터도 독특해서 바로 끌렸죠.”

-‘수목장’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 ‘왕의 얼굴’로 사극, ‘고양이는 있다’ ‘최강 배달꾼’으로 드라마, 영화 ‘찌라시: 위험한 소문’ ‘경성학교’로 범죄 미스터리까지 다양한 연기를 해왔다.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

“형사 장르물, 로맨틱 코미디 등 하고 싶은 게 많아요. 새로운 캐릭터라면 뭐든 해보고 싶어요. 아직 제 색깔을 뚜렷하게 모르겠어요. 지금은 그걸 아직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지윤이를 연기했을 때 워낙 발랄하고 통통 튀고 유쾌했는데, 하면서도 굉장히 즐거웠어요. 최근에 ‘품위있는 그녀’를 봤는데, 김선아 선배님의 연기가 기억에 남아요. 악역인데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이잖아요. 오히려 감정이입해 쓰다듬어주고 싶게 연기해서 신선했어요.”

-평소 연기적인 고민은 어떻게 하는가?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에요. 연기는 내 안에서 나오는 것인데, 아예 그 사람이 될 수는 없기 때문에 최대한 경험을 많이 하려고 해요. 여행도 많이 꿈꾸고요. 간접적으로 여행과 관련된 TV프로그램, 책, SNS 리뷰 등을 봐요.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이 좋고 외롭지 않고 할 일이 많아요. 혼자 있는 걸 즐겨요. 친구를 만나도 소규모로 만나죠. 혼자만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편이에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2010년 CF부터 시작해서 8년차인데, 아직 세상의 빛을 못 본 작품이 많았어요. 영화도 많이 했고요. 아무래도 독립영화가 주제도 다양하고 드라마보다 표현의 자유가 있다 보니 더 많이 한 것 같아요.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 길을 계속 공부하는 중이고요. 이번에 ‘최강 배달꾼’ 현장에서도 고경표 오빠, 수빈이, 선호 오빠 각각의 좋은 점을 수렴하고 하나씩 배웠던 것 같아요.”

-‘최강 배달꾼’ 애청자들에게 마지막 한 마디

“저희 ‘최강 배달꾼’을 사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해요. 뜻밖의 사랑을 받아서 인터뷰를 하고 있네요. 앞으로 좋은 연기로 보답해 드리겠습니다.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웃음)”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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