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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②]‘벤허’ 박민성이 뮤지컬 배우로서 롱런할 수 있는 이유

10년차 뮤지컬 배우 박민성의 매력은 어느 역이든 소화할 수 있는 ‘유연성’, 무기는 지치지 않는 ‘끈기와 인내력’이다. 특기는 ‘좋은 음악을 캐치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내는 능력’이다.

그중 ‘끈기와 인내력’그리고 ‘집중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하다. 학창시절 체력장에서 오래달리기를 하면 항상 1등을 놓치지 않았을 정도. 뮤지컬 ‘벤허’를 준비하면서는 얼마나 몰입을 했던지 거리에서 검술신을 그대로 연습하면서 연습실까지 도착했던 것. 그 순간에 스스로는 이 곳이 많은 이들이 걸어다니는 대로라는 걸 잠시 잊고 있었다고 한다.

데뷔 10년차를 앞두고 그는 최근 박성환에서 ‘박민성’으로 이름을 바꾸고 새 출발을 알렸다. 금주와 금연 약속을 지키며 건강한 정신, 건강한 몸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 ‘벤허’ 중에 ‘나 메셀라’ 라는 솔로곡 초반부에서 제가 검을 들고 연기하는 씬이 있어요. 그 장면을 잘 연습해야겠다는 생각이 가득한 채 우산을 들고 연습장으로 향했어요.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나 메셀라’ 검술 합을 연습하면서 그대로 걸어온 거죠. 사람들이 미친 사람인 줄 알고 수근거렸다고 하는데, 연습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저는 몰랐어요. 저는 이미 지하철 역에서 내려서 연습실까지 상당한 거리를 걸어왔는데 말이죠. 연습실에 거의 다와서 저희 무술감독이 오는 내내 뒤에서 쭉 지켜봤는데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보는 것까지 보고 왔다고 하더라고요.(웃음)”

박민성은 뮤지컬 ‘그리스’, ‘위대한 캣츠비’, ‘노트르담 드 파리’, ‘피맛골 연가’, ‘로미오 앤 줄리엣’, ‘라 레볼뤼시옹’ ‘삼총사’, ‘보니 앤 클라이드’, ‘두 도시 이야기’, ‘조로’, ‘로빈훗’, ‘쓰루 더 도어’, ‘밑바닥에서’ 등에 출연한 10년차 뮤지컬 배우다. 2007년 뮤지컬 ‘그리스’ 두디 역으로 처음 무대를 밟았다. 함께 뮤지컬 배우를 준비하던 친구와 오디션을 보러갔는데 혼자 덜컥 붙으면서 배우의 길이 열렸다.

“오디션을 처음 보러갈때에는 ‘주인공을 하겠다’ 라는 일념으로 주인공 역인 대니로 지원을 했어요. 그런데 지정곡은 두디의 지정곡을 준비해갔어요. 심지어 가사도 완벽하게 숙지하지 못한 상태였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상상도 못할 일이죠.”

“그땐 정말 아무 것도 모른 채 오디션에 임했던 것 같아요. 종이를 둘둘 말아서 마이크처럼 손에 쥐고 그야 말로 열창을 했어요. 보통 1절까지만 듣는 경우가 많은데 당시 음악 감독이던 원미솔 감독이 그 모습을 보고 2절까지 다 들어주셨어요. 뒷 부분 가사는 외우지 못해서 허밍으로 했었는데, 제 열정을 높이 사주신 것 같아요. 원미솔 감독이 내일 오디션장에 올때는 노래를 다 외워 오라고 하셨어요. 감사했죠. 그때부터 배우 인생이 시작됐어요.”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다보면, 1년 반동안 지속된 클래식보컬앙상블 ‘유엔젤보이스’ 활동이 눈에 띈다. 단순한 외도라기 보다는 보컬 실력을 단련시켰던 시기라고 보는 게 정확할 듯 싶다. 그 역시 “제가 성악 전공이 아니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공부가 많이 됐어요. 그 시간이 너무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라고 회고했다. 여기서 그의 ‘듣는 귀가 남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귀동냥을 하면서 배웠어요. 성악 전공이 아닌데 어떻게 성악 전공 가수들과 호흡을 맞추느냐? 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발상의 차이인 것 같아요. 약간 뮤지컬스럽고, 팝적인 부분, 브라이트한 부분을 제가 채워주면서 화음을 맞췄어요. 소리가 너무 좋은 친구들이 주변에 많으니 그들의 좋은 점을 잘 배우고 싶었어요. 거기서 응용을 해 간 거죠. 대극장 공연을 하다보니까 성악적인 소리가 필요하더라구요. 락 뮤지컬이 아닌 이상, 성량으로 표현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보니까 내가 어떻게든 이번 기회에 잘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데뷔 10년차를 앞두고 그는 최근 박성환에서 ‘박민성’으로 이름을 바꾸고 새 출발을 알렸다. 박민성은 태어날 때 지어진 원래 이름이다. “한 번 뭔가 새로운 계기가 되어보고 싶었다“고 고백한 그가 선택한 작품은 뮤지컬 ‘벤허’이다. ‘벤허’ 연습에 들어가며 금주 선언도 했다. 3년째 이어오고 있는 완전 금연 역시 그를 더욱 건강한 배우로 거듭나게 했다.

“어떤 역이든 제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뮤지컬 배우로 오래 오래 관객분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 뒤로는 탄산 음료도 잘 마시지 않는 편이예요. 목에 좋지 않잖아요. ‘벤허’의 경우에는 연습을 시작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금주 하고 있습니다.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벤허’ 가 끝나는 순간까지 ‘금주’ 할 겁니다.”



“발성이나 호흡 관련 연습을 생활화하고 있어요. 가령 예를 들면, 다음 정거장까지 호흡을 참아 보는 연습은 어릴 때부터 꾸준히 해 와서 이젠 정말 습관이 됐죠.음악적인 습득을 좀 더 빠르게 하기 위해 취침시는 물론이고 늘 당시 맡은 역의 넘버를 켜놓고 있어요. 잠 잘때도, 밥 먹을때도 항상 듣죠.”

뮤지컬 ‘벤허’ 한장면


뮤지컬 ‘벤허’ 한장면


일희일비 하지 않고 무대의 소중함을 깨달은 배우 박민성. 그의 철학은 “운명은 스스로가 개척해 나가는 것”이다.

“솔직히 10년 후의 모습이 잘 안 그려져요. 밝고 희망찬 미래의 청사진이 그려져야하는데, 사실 늘 한치 앞도 모르고 불안한 직업이 배우라고 생각하거든요. 언제 관객들에게 잊혀질지 모르고, 실제로 두 세번 정도 잊혀져보니까 더욱 알겠더라고요. 덕분에, 무대의 소중함도 깨달았어요. 마냥 행복한 10년 뒤를 상상하기 보단, 운명은 스스로가 개척해 나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멋진 모습으로 무대 위에서 관객들을 만나는 순간을 매일 같이 꿈꾸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그는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저를 보고 꿈을 키우는 사람도 있을 수 있을 것이고, 제가 무대 위에서 하는 노래나 대사를 통해서 희망을 얻는 사람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런 점에서 볼 때 배우라는 직업은 참 좋은 영향력을 가진 좋은 직업 인 것 같아요. 같은 작품에 출연하고 있는 ‘벤허’ 역 카이 배우의 ‘뮤드림’과 같이 재능 기부 등의 활동도 좋은 영향을 주잖아요. 배우의 무대 위 연기는 물론 행동 하나 하나가 사회적으로나 본인 스스로에게도 뜻 깊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요.”

한편, 박민성이 입체적이고 옴므파탈적인 ‘메셀라’ 역으로 출연중인 뮤지컬 ‘벤허’는 ‘유다 벤허’라는 한 남성의 삶을 통해 고난과 역경, 사랑과 헌신 등 숭고한 휴먼 스토리를 완성도 있게 담아낸 작품. 오는 10월 29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배우 유준상, 박은태, 카이, 최우혁, 민우혁, 서지영, 아이비 등이 출연한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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