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일명 ‘살인 개미’로 불리는 외래 붉은 불개미가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발견된 이후 열흘가량의 정밀수색이 이어졌지만 더는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검역 당국은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말한다. 아직 사체가 발견되지 않은 여왕 불개미의 번식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류동표 상지대 산림과학과 교수는 붉은 여왕 불개미는 하루에 많게는 1,500개의 알을 낳는다고 8일 밝혔다. 일개미의 수명은 2개월 정도밖에 안 되지만, 왕성한 번식력 때문에 여왕개미 1마리만 있어도 무리의 개체 수는 1년 사이에 2,000∼3,000마리로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2마리 이상의 여왕개미가 공존할 경우 개체 수가 1년에 7,000마리까지 증가하고, 2년이면 2만5,000마리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검역 당국은 감만부두에서 1,000여마리가 있던 붉은 불개미집을 제거한 뒤 여왕개미나 그 사체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북미에서는 한 해 평균 8만명 이상이 붉은 불개미에 쏘이고 100여명이 사망해 ‘살인 개미’로 불리기도 한다. 감만부두는 바닥이 콘크리트나 아스팔트로 덮여있지만, 그 틈 사이에서 비집고 나온 잡초에 진딧물이 서식하면서 외래 붉은 불개미가 번식할 수 있었을 것으로 류 교수는 분석했다.
그러나 류 교수는 감만부두의 여왕개미가 살아서 다른 곳으로 빠져나갔을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왕개미가 이미 날개를 뗀 채 지하에 자신의 왕국을 건설한 상황이었고, 개미집 주변에 방역작업이 집중됐기 때문에 죽었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조교환기자 chang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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