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이번주쯤 독립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스페인 정국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카탈루냐 자치 의회는 지난 1일 치러진 분리독립 주민투표가 90%의 압도적 찬성률로 가결되자 9일 독립 문제를 심의·의결하기 위한 회의를 소집했고 이번주 독립을 대내외에 선포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스페인 중앙정부는 주민투표 자체를 헌법 위반이자 불복종 행위로 규정하고 분리독립을 선언할 경우 자치권을 박탈하겠다며 초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카탈루냐 지방의 최대 도시인 바르셀로나에서는 시민 수십만 명이 8일(현지시간) 분리독립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면서 주민간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7일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와의 인터뷰에서 카탈루냐 독립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해 헌법 155조를 발동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법의 테두리 안에 있는 모든 방안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카탈루냐가 중앙정부의 반대에도 독립 선언을 강행할 경우 스페인 헌법에 따라 자치권 중단까지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스페인 헌법 155조는 중앙정부는 불복종하는 지방정부에 “필요한 모든 수단을 쓸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는 불복종하는 지방정부의 정부를 해산하고, 새 내각을 구성하는 선거를 요구할 수 있다. 라호이 총리는 “분리독립 주민투표의 위협이 가능한 한 빨리 철회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스페인 헌법재판소도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분리독립문제를 심의·의결하기 위해 9일 소집한 회의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자치의회는 헌재의 명령에 불복한다는 방침이다.
카탈루냐 지방내의 독립 반대파의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카탈루냐 독립에 반대하는 단체인 ‘카탈루냐 시민사회’(SCC)가 ‘이제 그만. 양식으로 돌아가자’는 슬로건 아래 주최한 8일 시위에는 35만 명(시 경찰 추산)~95만 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해 거리 행진을 벌였다. 이날 시위에는 통합된 스페인을 상징하는 차원에서 스페인 국기, 카탈루냐기(에스탈라다), 유럽연합(EU) 깃발 등이 많이 눈에 띄었다고 AP 등 외신들이 전했다. /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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