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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인사이드]카탈루냐 대화요청 단칼에 쳐낸 스페인

"독립선언 명확히 해달라"

역공 나선 라호이 총리

"카탈루냐 응답이 향후 상황 결정"

'핵옵션' 헌법 155조 발동도 준비

카탈루냐 '전략적 후퇴' 실패로

푸이그데몬 궁지 몰릴 듯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11일(현지시간) 수도 마드리드의 몬클로아 궁전에서 카탈루냐 분리독립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마드리드=AP연합뉴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11일(현지시간) 카탈루냐 자치정부에 독립을 선언한 것인지 여부를 확실히 하라고 요구하며 이른바 ‘핵옵션’이라고 불리는 헌법 155조 발동을 위한 단계를 밟기 시작했다. 전날 의회에 독립선언 절차 중단을 돌연 요구하고 스페인과 대화를 하겠다는 카를레스 푸이그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의 요청을 사실상 거부하며 역공을 펼친 것으로 해석된다.

라호이 총리는 이날 수도 마드리드에서 비상내각회의를 마친 뒤 TV 연설을 하며 “내각은 카탈루냐 자치정부에 독립을 선언한 것인지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는 헌법 155조를 발동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라고 밝혔다. 헌법 155조는 중앙정부가 자치정부에서 헌법이나 법률에 따라 부과된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필요한 모든 수단을 쓸 수 있다’고 규정한 조항이다. 자치정부 해산, 자치권 박탈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근거가 되며 스페인 역사상 사용된 전례가 없다.

라호이 총리는 이어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으로부터의 응답이 향후 상황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독립선언을 강행할 경우 초강경 대응을 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스페인 집권당인 국민당(PP)은 이와 함께 제1야당인 사회당과 헌법을 개정해 카탈루냐를 포함한 스페인 내 지방정부의 지위를 다시 규정하는 데도 이날 합의했다. 페드로 산체스 사회당 대표는 양당이 6개월 이내 해당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푸이그데몬 수반은 전날 주민투표 결과에 기초해 독립을 선언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자치의회에서 “카탈루냐와 스페인 간 갈등 해소와 관계 재정립을 위해 대화가 필요하다”며 “독립선언 절차를 몇 주간 중단해달라”고 했다. ‘분리독립 찬성이 우세하다고 공식 확인되면 48시간 이내에 독립을 선포한다’는 기존 입장을 뒤집으며 ‘전략적 후퇴’를 한 것이다. 스페인 정부와 협상을 통해 자치권을 확대하는 선에서 사태를 봉합하려는 전략을 쓴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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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시도를 라호이 총리가 사실상 거부하면서 스페인 정국은 미궁에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푸이그데몬 수반은 스페인에 맞서 분리독립을 선언하든 국민투표 결과에 반해 잔류를 선택하든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지난 1일 스페인 정부와의 충돌을 무릅쓰고 주민투표 감행이라는 칼을 빼 들었지만 분리독립 결정 후 은행과 기업들의 ‘엑소더스’가 시작되며 만만치 않은 후폭풍을 겪고 있다. 지난 6일 스페인 3위 은행인 카이사방크는 “고객과 주주·직원을 보호하는 것이 최고 우선순위”라며 카탈루냐 주도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본사를 발렌시아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천연가스 기업인 페노사와 바이오 기업인 이리전제노믹스 등도 본사를 마드리드 등지로 이전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카탈루냐가 스페인에서 분리 독립하면 유럽연합(EU)에서 자동 퇴출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및 유럽 단일시장에 남아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카탈루냐에서는 8일 경찰 추산 35만명이 집결한 대대적인 독립 반대 시위가 벌어지는 등 독립공화국 수립을 향한 내부 결속이 무너지고 있어 푸이그데몬 수반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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