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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여당 대의원들 "엘리자베스 여왕에 돈 주지 말자"

대의원 헵번, "한 가족에 큰 돈 줄 도덕적 정당성 없다"

내년 엘리자베스 2세...8,000만 파운드 받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왼쪽)과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대표/연합뉴스




영국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집권여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대의원들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매년 보내는 ‘왕실 교부금’(sovereign grant)을 폐기하는 내용을 담은 발의안을 가결시켰다.

영국 보수 일간 더타임스는 전날 폐막한 SNP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줄리 헵번이 대표로 제기한 교부금 폐기 발의안이 압도적으로 가결됐다고 11일(현지시간) 전했다. 헵번은 “왕가 일원이라는 것은 매년 복권 1등에 당첨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런던에 있는 중앙정부가 왕실에 이처럼 많은 돈을 주면서 우리에게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단 한 가족에 (매년) 7,000만 파운드(약 1,050억 원)를 줄 도덕적 정당성은 없다”고 덧붙였다.

왕실 교부금에 더 광범위한 차원에서 계급 논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헵번은 “부유한 엘리트가 평범한 사람들을 부당대우하는 것을 훑어봐야 한다”며 왕실 교부금이 부당한 체계를 전형적으로 나타낸다고 말했다. SNP 소속 영국 하원의원인 앨리슨 서울리스도 “왕실 교부금은 지역사회로 돌려 시민을 지원할 수 있는 돈이다”라며 “왕가를 지원하는 데 쓰여선 안 된다”고 동조했다. 다른 대의원 그래미 매코믹은 왕가에 대한 당의 입장이 필요하다며 당 차원에서 적절히 논의해야 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발의안은 수정 없이 가결됐다. 반대 목소리는 전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012년 개정된 왕실교부금법은 영국 재무부가 왕실 재산 운영재단인 ‘크라운 에스테이트’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을 관리하고 대신 입장료 등 재산에서 거둔 1년 총매출 가운데 일정 부분을 2년 뒤 ‘왕실 교부금’으로 왕실에 돌려주도록 한다. 첫 5년간은 비율이 15%였는데 올해 4월 지급된 교부금부터 25%로 올랐다. 3억 7,000만 파운드(약 5,500억 원)가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버킹엄 궁 개보수 비용을 대기 위해서다. 내년 4월 엘리자베스 2세가 받을 교부금은 올해보다 8% 오른 8,220만 파운드(약 1,200억 원)에 달한다.

/정지형인턴기자 kingkong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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