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초연되는 연극 <푸어보이>는 일본의 젊은 세대를 일컫는 ‘제로세대’의 탄탄한 지지와 공감대를 얻으며 현대일본연극의 새로운 조류를 이끌어가고 있는 극작가 겸 연출가 마에다 시로의 작품으로, 가난한 ‘아빠’와 ‘아들’의 소소한 일상을 담담하고 위트있게 그려내고 있다.
작품 속 가정의 모습은 일반적으로 안정적이라 여겨지는 가정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별거, 경제적 어려움, 열악한 주거환경 속에서도 부자(父子)는 서로의 존재를 위안 삼아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간다. 관객들은 작품을 통하여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가족의 형태를 들여다 볼 수 있으며, 가진 것은 없지만 유쾌하게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통하여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작품은 등장인물들을 통하여 삶을 대하는 새로운 방식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동시대 한국 사회 안에서 행복의 최우선 요소로 꼽히고 있는 ‘안정’이라는 상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상태에 도달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애를 쓰며 살아간다. 하지만 작품 속 등장인물은 이 ‘영영 가질 수 없을지도 모르는 것’에 목을 매기 보다는, 일상 안에서, 그리고 곁에 있는 존재에게서 답을 찾고자 한다. 이는 ‘포기’, ‘순응’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 차라리 사회가 강요하는 행복한 삶의 기준에 대한 저항처럼 보인다. 이러한 태도는 ‘N포세대’, ‘88만원 세대’ 등 절망적인 신조어들이 줄줄이 등장하고 있는 이 시점에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하는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연극 <푸어보이>는 김현회, 전운종, 이은, 김초록 등의 배우가 출연하며, 인터파크, 네이버예약, 대학로티켓닷컴 등의 예매 사이트를 통해 예매 가능하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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