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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강건왕 보물들 서울 나들이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911개 보석 장식된 검 등

130점 국내 최초로 공개

강건왕 아우구스투스의 생김새를 본딴 태양 가면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전시장 한가운데 작은 검(劍)이 있다. 무전기를 든 경비원이 검 바로 앞을 지키고 있어 눈에 안 띌 수 없다. 911개의 보석이 박혀있는 이 검은 무기가 아니라 왕으로서의 권위를 나타내는 역할을 하기에 화려하고 장식적이다. 그 옆에는 369개의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황금양모기사단 훈장’을 비롯해 수많은 보석들이 휘황찬란 빛난다. 이 검을 비롯한 보물의 방 주인은 작센의 선제후이자 폴란드의 왕이었던 ‘강건왕 아우구스투스(1670~1733). 동시기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14세(1643~1715)를 동경한 그는 당대 최고 예술가들을 작센의 수도로 불러들여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보물들을 만들게 했다.

로즈멋 다이아몬드 장식 세트 중 작은 검과 칼집. 다이아몬드 911개가 박혀있는 손잡이가 매우 화려하다./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강건왕의 보물들이 드레스덴에서 8,000km이나 떨어진 서울로 건너와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되는 특별전 ‘왕이 사랑한 보물-독일드레스덴박물관연합 특별전’을 통해서다. 그린볼트박물관, 무기박물관, 도자기박물관이 소장한 대표 소장품 130건을 국내 최초로 공개하는 이번 전시는 ‘강건왕 아우구스투스’, ‘그린볼트’, ‘도자기 궁전’의 세 부분으로 나뉘어 관객들을 맞고 있다.

강건왕 아우구스투스의 군복. 스웨덴 병사들에 의해 훼손된(오른쪽 아래부분) 군복을 본 강건왕은 같은 모양으로 복구할 것을 지시했다/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입장하자마자 태양 가면이 관객들을 반긴다. 강건왕은 태양을 동경했다. 그는 1706년 스웨덴과의 전쟁에서 크게 패하고 폴란드 왕위까지 잃었지만 3년 뒤인 1709년 설욕에 성공하고 왕위도 되찾는다. 그는 폴란드 왕으로 복위한 것을 기념하는 연회에서 스스로 태양 가면을 썼다. 당시 파티장에는 덴마크 국왕도 있었지만 태양가면을 착용한 자신이 태양신 아폴론의 화신임을 강조한 것이다.

강건왕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보물들을 어떻게 가장 아름답게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 결과가 바로 2부 주제인 ’그린볼트‘다. 녹색으로 칠한 궁중 천장에서 유래한 그린볼트는 아우구스투스의 위엄과 권위를 상징하는 공간인 동시에 그의 예술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었다. 왕의 구상에 따라 청동·상아·은·도금은 등 작품의 재질별로 여러 방을 만들었고, 유럽 왕실 가운데 처음으로 이 보물의 방을 제한적이지만 대중에게 공개했다.



3부에는 강건왕이 구상했던 ‘도자기 궁전’을 재현했다. 단단하고 아름다워 ‘하얀 금’이라 불린 도자기였건만 유럽에서는 제작법을 몰라 중국·일본 등지에서 수입할 뿐이었다. 하지만 강건왕의 명령을 받은 요한 프리드리히 뵈트거가 역사를 바꿨다. 유럽 최초로 도자기 자력생산에 성공한 것이다. 생산 지역의 이름을 따서 만든 ‘마이센’ 자기는 온 유럽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전시에는 중국, 일본의 도자기와 이를 모방한 ‘마이센’ 자기를 함께 진열했다. 우리 전통 자기와 비교하면 모양이나 형태가 약간 어색하지만, 그 어색함 속에서 자기 제작의 비법을 알기 위해 노력하던 유럽 도공의 한이 느껴진다. 11월26일까지.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두 점의 중국 관음상과 마이센 복제품(오른쪽)/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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