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와 대구한의대학교 연구팀이 나노기술을 적용한 침을 이용해 대장암 등 암 치료 가능성을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
16일 DGIST에 따르면 공동 연구팀은 한의학에서 널리 활용하는 치료법인 시침만으로도 항암 효과와 관련된 분자생물학적 지표가 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는 DGIST 인수일(사진) 교수(에너지공학전공) 연구팀 및 동반진단의료기술융합연구실 김은주 박사 연구팀, 대구한의대 이봉효 교수(한의학과) 연구팀이 함께 참여했다.
한의학에서 침을 이용한 치료법은 근골격계질환 치료, 통증·중독 완화 등의 분야에서 수천 년 전부터 이어져왔다. 최근에는 뇌 질환과 위장 장애, 메스꺼움 및 구토 등에 대해서도 유망한 치료법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중증질환 치료를 위한 방법으로도 연구가 활발하다.
공동 연구팀은 전기화학적 나노기술을 적용해 침 표면에 나노미터(10억분의 1m)에서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에 이르는 미세한 구멍을 뚫은 나노다공성 침을 개발했다. 나노다공성 침은 침의 표면적을 수십 배 증가시켜 침 자극에 의한 전기생리적 신호 발생 기능을 배가시킨다.
연구팀은 대장암 유도 물질인 아족시메탄(AOM)을 쥐에 투여한 뒤 주기적으로 시침했다. 이후 AOM 투여 후 시간을 기점으로 대장암 개시 단계(6~9주)와 진행 단계(45~48주)로 나눠 대장암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나노다공성 침으로 시침을 받은 쥐는 개시 단계에서 대장암 발생의 전조증상으로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맥관군집 형성이 대조군에 비해 훨씬 낮게 나타났다. 또 나노다공성 침으로 장기간 시침을 받은 진행 단계 쥐들의 경우 대장암의 진행을 나타내는 지표인 베타카테닌(β-Catenin)의 발현량이 감소되는 것을 발견했다.
인수일 교수는 “나노기술과 한의학 기술을 접목한 이번 연구를 통해 침이 암과 같은 중증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밝혔다”며 “침이 가진 잠재적 효능을 규명하는 후속 융합 연구를 수행해 새로운 의료시장을 개척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의 지난 1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대구=손성락기자 ss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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