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9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기준금리는 작년 6월 0.25%포인트 내린 이후 이달까지 열린 13차례의 금통위에서 계속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한은은 지난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이후 세 차례 금통위에서 연이어 동결 결정을 내렸다. 북한 리스크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에 금리 인상의 발목이 잡혔다. 추석 연휴 이후 지금껏 북한의 도발은 없었지만 북한 리스크가 진정됐다고 하기엔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외국인 매수세로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원/달러 환율도 안정됐지만, 외국환평형기금채권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은 아직 높은 수준이다.
경제주체들이 금리 인상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점도 주요 고려요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 전반에 무차별하게 영향을 주는 기준금리가 갑자기 인상되면 파장이 크다. 특히 부채가 많은 취약계층에 큰 타격을 줘서 자칫 경기 회복세까지 흔들릴 수 있다. 무엇보다 한은이 강조한 금리 인상 전제 조건인 ‘뚜렷한 성장세’가 아직 나타나지 않는 것이 큰 이유로 추측된다. 현재 전반적인 한국 경제가 개선되는 모습이지만 수출과 내수 온도 차가 크고 청년 체감실업률은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제 관심은 다음 달 말 열리는 금통위로 옮겨간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상향 조정하는 등 선진국 경기 회복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한은이 연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가장 큰 부담은 미국 등 주요국 돈줄 죄기다. 12월 미국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현재 같은 수준인 한미 간 정책금리가 10년 만에 역전된다. 이 총재가 올 6월 미국 금리 인상 전에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던 것처럼 자본 유출을 우려해 선제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임우철 인턴기자 dncjf845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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