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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人] "드넓은 바다 위 있어보니 왜 아등바등 살았나 부끄러웠죠"

■ 해양모험가 김승진 선장

209일간 요트만으로 지구 한 바퀴

국내 첫 단독·무기항·무원조 요트 일주 성공

김승진(55) 선장이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서울 마리나 요트 클럽에 정박한 자신의 요트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정가람기자




‘살면서 열정적으로 도전해본 경험이 있는가.’

기업들이 취업 준비생들에게 요구하는 자기소개서 질문 중 하나다. 흔히 도전이라는 단어는 젊은이들에게 스펙을 증명하는 수단이다. 하지만 노후를 준비할 50대의 나이에 새로운 인생 도전에 나선 남자가 있다. 지난 2014년 10월부터 오로지 바람의 힘으로만 움직이는 요트를 타고 어떤 외부 도움도 없이 209일간 홀로 지구 한 바퀴를 돌아 세계 일주에 성공한 해양모험가 김승진(55) 선장이다. 아시아에서 6번째이자 국내 최초의 무기항 세계일주다. 그 도전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김승진(55) 선장이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서울 마리나 요트 클럽에 정박한 자신의 요트에서 팔짱을 낀 채 웃고 있다./정가람기자


“승진아, 세상 사는 거 별것 아니다. 남들처럼 좋은 대학 나와서 안정적인 직장 다니는 게 진정한 행복이다.”

중·고등학교 시절 당시 고등학교 화학 교사였던 아버지는 평범한 삶을 강요했다. 하지만 그는 늘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아 미대로 진학했다. 그 이후에는 다큐멘터리 PD를 꿈꾸며 돌연 일본 유학행을 선택했다. 일본 후지TV 계열 프로덕션에서 약 200여편의 작품을 쏟아내며 명성을 얻었고 한국으로 돌아와 프리랜서 다큐 PD로 활동했다. 1998년에는 중국 두만강 국경지대에서 7년간이나 머물며 북한의 꽃제비를 취재해 국내외에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우연히 일본의 작은 동네 서점에서 무기항 세계 요트 일주에 성공한 최연소 일본인의 자서전을 읽고 난 뒤 마음 한편에서는 또 다른 꿈이 싹트고 있었다.

“인생의 터닝포인트였어요. 책 장을 넘길 때마다 제 마음속에서 무언가 꿈틀댔죠.”



김씨는 그때부터 14년간 책으로 요트를 배우기 시작했다. 2010년 드디어 전 재산을 털어 중고 요트를 사고 본격적인 꿈으로의 항해에 나섰다.

김승진(55) 선장이 지난 2014년 10월19일 충남 당진 왜목항에서 무동력 요트 아라파니호(13m)를 타고 출발한 뒤 세계 일주를 할 당시 생활 모습이다. 배 위에서 직접 싹을 틔운 야채와 낚시로 잡은 물고기를 반찬 삼아 식사했다. 또한 209일짜리 항해 달력을 만들어 식량·식수·장비 등을 꼼꼼하게 체크했다. /사진제공=김승진씨


“바다는 제 인생에서 꿈과 도전을 실현하게 해준 무대와도 같아요. 요트는 자유고 인생 전부고요.”

단독·무기항·무원조 요트 세계 일주에 성공한 김 선장은 육지 세계에서 ‘도전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20·30대 청년들에게는 ‘현실판 로빈슨 크루소’였고 40·50대에게는 ‘중년의 로망’이 됐다. 지금도 생생한 바다 모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찾아 올해 전국 방방곡곡 다닌 거리만 9만㎞가 넘는다.

“드넓은 바다 위에 있으면 좁은 육지 안에서 왜 아등바등 살고 있었나 부끄럽기도 하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열정이 솟아나요.” 환갑을 바라보고 있는 김씨에게 새로 생긴 목표는 세계 요트 일주 대회 우승이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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