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란 자신의 본성을 찾아 갈고 닦는 것입니다. 학교를 다닐 때나 졸업 후 직장을 다니면서 자신이 누구인지 찾기 어려웠다면 정년퇴직 한 후에라도 늦지 않습니다. 100세 시대로 접어들면서 평생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이유이지요.”
지난 20일 군포문화예술회관 국제회의장에는 신창호(사진 위) 교수의 ‘동양고전에서 찾아보는 내 인생의 공부법’을 듣기 위해 군포시청 직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번 강연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찾아가는 직장인 인문학’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신 교수는 이날 동양 전통의 인생공부에 관한 요지를 간략하게 정돈하고 현대적 시각에서 시대정신을 반영하여 재해석해 나갔다. 그는 동양 고대 사회의 중요 고전인 ‘관자(官子)’를 비롯해 ‘논어’ ‘대학’ ‘중용’ 등 유교 경전에서 공부의 의미를 발췌해 왜 평생 공부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설명해나갔다. 신 교수는 “공부의 목적은 자기 삶의 본질을 찾는 작업이며, 이는 자기 신뢰가 바탕이 된 후에 끊임없이 성찰하고 수련해야 한다. 하지만 요즈음은 사회의 잣대에 자신을 맞춰버려 내가 누구인지 모른 채 살아가기 쉽다”면서 “과거와 달리 퇴직 후에도 40~50년의 여생이 남아있다고 본다면 퇴직 후의 삶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혹시 내가 누구인지 지금까지 찾지 못하고 있다면 자신의 본성이 무엇인지 이제라도 찾아서 퇴직 후 조금 여유로워질 때에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양고전이 급격한 서양문물과 지식의 쏠림현상으로 4차산업혁명의 시대인 오늘날 뒤처진 듯 보이지만, 그 내용을 곱씹어보면 아직도 유효하다”면서 “내가 누구인지 마음을 밝히고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을 새롭게 밝혀 우리 모두가 인의예지신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만나자는 내용이 담긴 ‘대학’의 한 구절만 봐도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를 바로 세우고 이웃과 함께 공동체를 바로 세우는 것이 공부한 사람이 도리이고 그래서 공부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날 참가한 시청 직원들은 논어의 본질, 자녀교육 등에 대한 궁금증을 털어놓기도 했다. “논어의 본질을 요즘 시대에 한마디로 정의하면 무엇이라고 할 수 있겠나”는 한 참가자의 질문에 신 교수는 “논어의 핵심은 인(仁)입니다. 어질다는 의미의 인을 요즈음 시대에 맞게 풀어보자면 열린마음 즉 오픈마인드(open mind)”라면서 “서로 소통하려면 나이 든 사람이 경청하고 존중하면서 젊은 사람들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정의 내렸다.
‘찾아가는 직장인 인문학’은 직장인을 위한 인문학 강연 프로젝트로 올해로 2회째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독서경영우수기업과 여가친화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을 찾아 지식과 지혜를 전하고 있다. 오는 10월까지 24개 기업을 찾아가 가 문학·역사·신화·고전, 여행과 힐링, 경제·경영 등을 주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이 강연을 풀어나갈 예정이다./글·사진=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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