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회 대종상영화제는 오는 25일 오후 7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배우 신현준과 스테파니 리(이정아)가 사회를 맡았다.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 남녀주연상 등을 비롯해 총 18개의 상이 올해 한국 영화계를 빛낸 작품 및 배우, 제작진에게 돌아간다.
최근 대종상영화제는 한 마디로 암흑이었다. 시상식의 중요한 가치인 공정성이 흔들린 결과였다. “참석하지 않으면 상을 주지 않겠다”는 이해할 수 없는 선언의 여파도 여전했다. 배우들의 참석률은 저조할 수밖에 없었고, 대리 수상이 남발했다. 영화제 진행에 파행이 잇따랐다.
지난해 남녀주연상 후보 중 유일하게 참석한 이병헌도 마음이 가볍지는 않았다. 그는 ‘내부자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후 “기쁜 마음보다 무거운 심정이다. 명예를 되찾는 건 단 시간에 해결되지 않는다”며 “변화는 개인의 의지나 노력으로 된다기보다는 모두가 한 마음으로 고민하고 노력하는 순간 시작 된다”고 걱정과 애정 어린 소감을 전했다.
5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쌓아온 대종상영화제의 권위를 찾아보기 힘든 시간이었다. 과거의 이름에 기대기에는 등 돌린 이들이 너무나 많았다. 제54회 대종상영화제 조직위원회는 변화를 꾀하기 위해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와 손을 잡았다. 리부트를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 한국상영발전협회와 한국영화상영관협회 등도 대종상영화제에 동참하기로 했다.
변화는 이어지고 있다. 대종상영화제는 본심 심사위원들의 허락을 얻어 심사 과정 전체를 매스컴에 완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내년부터는 관행적으로 이뤄져 오던 예심 출품제도를 없애고 해당 기간 동안 상영된 한국 영화 전체를 대상으로 후보(작)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배우들의 참석률도 달라졌다. 남녀주·조연 및 신인상을 통틀어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게 됐다. 서울경제스타 취재 결과, 남우주연상 후보 중에서는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 설경구가 참석을 확정했다. ‘박열’ 이제훈과 ‘프리즌’ 한석규는 일정상 불참하게 됐지만 ‘택시운전사’ 송강호와 ‘더 킹’ 조인성은 참석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조인성은 참석을 위해 영화 스케줄까지 조율하는 중.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특별시민’ 곽도원, ‘박열’ 김인우, ‘불한당’ 김희원, ‘더 킹’ 배성우, ‘판도라’ 정진영은 전원 참석을 확정했다. 하나같이 주연 못지않게 작품을 빛낸 쟁쟁한 배우들이다. 여기에 신인남우상 후보에 오른 ‘박열’ 김준한, ‘청년경찰’ 박서준, ‘재심’ 민진웅도 참석한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더할 나위 없이 풍성한 라인업이다.
다만 이와 비교할 때 여우주·조연상의 참석률은 저조한 편이다. ‘미씽-사라진 여자’ 공효진, ‘악녀’ 김옥빈, ‘장산범’ 염정아 등은 아쉽게도 참석하지 못한다. 그러나 지난해처럼 ‘無’는 아니다. 여우주연상과 신인여우상 후보에 동시에 오른 ‘박열’ 최희서가 참석을 확정했다.
전체적으로 지난해와는 많이 달라진 분위기다. 아직 완벽한 회복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이병헌의 수상소감대로 변화의 노력은 시작됐다. 대종상에 대한 애정과 믿음을 바탕으로 참석을 확정한 영화인들이다. 그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모든 시상이 차질 없이 마무리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제54회 대종상영화제는 25일 오후 7시부터 TV조선을 통해 생중계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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