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앱을 이용해 필로폰을 제조·판매하거나 투약한 마약사범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검거된 이들 중에는 주부, 회사원, 대학생 등이 포함돼 마약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우리 사회 다양한 계층으로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는 지난해 11월부터 10개월간 인터넷·SNS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여 필로폰 제조책 한모(30)씨와 판매책 조모(32)씨, 투약자 여모(26)씨 등 238명을 검거해 이 가운데 한씨 등 54명을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한씨 등은 2016년 5월부터 지난 9월까지 카카오톡 등 SNS에서 마약 구매자들과 접촉해 필로폰 1㎏, 총 시가 6억원 어치를 거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 등은 입금이 확인되면 우편함이나 공중화장실에 미리 숨겨둔 필로폰을 구매자가 직접 찾아가도록 하는 일명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을 거래해왔다.
마약 구매자들은 포털사이트에 마약을 지칭하는 은어인 ‘아이스’, ‘작대기’, ‘크리스털’ 등으로 검색해 판매자와 접촉한 뒤 필로폰을 거래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마약 거래에 대한 구체적인 대화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텔레그램 같은 해외 SNS를 이용해 경찰 추적을 피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SNS에서는 구매한 마약을 같이 투약할 조건만남도 이뤄졌다. 여씨 등은 즉석만남 채팅앱인 앙톡, 질톡 등을 통해 필로폰 투약자를 물색한 뒤 호텔에서 만나 함께 필로폰을 투약하기도 했다. 적발된 이들은 조직폭력배, 유흥업종사자부터 자영업자, 회사원, 대학생, 주부 등 연령층도 다양했다.
이번 수사과정에서는 국내에 필로폰 제조시설을 만들어 대량으로 판매를 시도한 제조책 한씨도 검거됐다. 한씨는 필로폰 제조를 위한 원료물질인 슈도에페드린을 추출하기 위해 감기약을 다량으로 구입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한씨 공장에서 필로폰 2.1㎏ 제조분량인 슈도에페드린 함유 감기약 3만6,000정을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에 채팅앱이 210여개에 달할 정도로 성행 중이고 이를 통해 조직폭력배부터 일반인까지 마약을 쉽게 접할 수 있다”며 “채팅을 통해 마약을 함께 투약할 파트너를 물색하는 등 마약이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시가 67억원 상당의 필로폰 2kg을 압수하는 한편 SNS를 통한 마약 거래에 대한 단속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이두형기자 mcdj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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