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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신뢰회복 분수령 될 서울 韓美정상회담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

대북문제 온도차 보이는 韓美

신뢰 무너져 통상공세로 비화

오해 풀고 파고 극복할 기회





미국의 대한국 통상공세가 동시다발, 전방위적으로 가해지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 7일 한미 정상회담이 서울에서 열린다. 미국의 통상공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미국 통상정책 기조의 변화와 더불어 한미 신뢰 회복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이 중요한 배경으로 보인다. 따라서 서울 한미 정상회담은 한국의 입장을 미국의 새 행정부에 이해시키고 한미 간 대북 문제를 두고 있을 수도 있는 오해를 불식하고 동맹으로 신뢰를 회복함으로써 통상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미국의 대한국 통상공세를 보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발동, 반덤핑관세 부과, 무역확장법 적용 등 전방위적이다. 다행히 10월 환율보고서에서 환율조작국 지정은 면했으나 여전히 감시대상국으로 지정돼 환율 운용의 운신 폭이 좁아지고 있다. 한미 FTA 재협상은 연말께 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 폐기 검토 지시로 한국은 재협상으로 가는 차선을 선택한 것이다. 한미 FTA 재협상으로 자동차 관세가 부활하는 등 양허 대상이 축소될 경우 5년간 수출 269억달러, 일자리 24만개 정도가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전자 패널에 대해 산업피해 판정을 내리고 일부 철강제품에 대해 산업 예비피해 판정을 내려 공청회를 거친 후 연말께 긴급수입제한조치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탁기에 대해서는 최대 40% 관세 부과도 주장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한국산 가전제품은 미국 시장에서 밀려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또 연초부터 한국산 가소제, 합성고무, 철강제품, 폴리에스테르 단섬유, 페트 수지에 대해 반덤핑관세 예비 판정을 내리거나 조사에 착수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한국산 철강제품 가운데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수입품목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거나 수입제한을 추진할 수 있는 냉전시대 무역확장법까지 들고 나오고 있다.

미국은 왜 이렇게 냉전시대의 유물인 무역확장법까지 들고 나올 정도로 전방위적인 통상공세를 가하고 있나. 먼저 미국의 통상기조가 △‘자유무역’보다 ‘공정 무역’으로 △‘다자간무역’보다 ‘쌍무무역’을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은 연간 7,300억달러 정도의 무역적자를 기록해오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교역상대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공세적으로 대처할 것을 천명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통상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둘째로 한미 간에 동맹으로의 신뢰가 만족할 만한 수준까지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인가 하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기 중국·일본에 대해 고율관세 부과, 환율조작국 지정 등 통상·환율 공세를 소리 높여 외쳤다. 그러나 미일·미중 정상회담 후 공세 수위가 눈에 띄게 낮아진 모습이다. 반면 한국에 대해서는 취임 초기에는 공세가 강하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월22일에는 한미 FTA 폐기 검토 지시까지 내리는 등 강경한 자세로 바뀐 모습을 보였다. 북핵 문제를 두고 미국이 대북억제를 하는 중에 한국의 대북 인도적 지원 발표 등 한미 간 간극으로 비칠 수도 있는 공고하지 못한 신뢰 문제가 통상 문제로 비화하고 있지 않은가 우려되는 전언들이 워싱턴에서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 폐기 검토 지시가 한국과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 정상회담이 발표된 시점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한러 정상회담에서 러시아는 동방정책을 주장하고 한국은 북방정책을 주장했다. 주요 내용은 러시아의 액화천연가스(LNG)를 북한을 통해 한국으로 수입한다는 것인데 이 부분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러시아 대북 정책기조와 다소 상충할 수 있는 소지가 있는 것으로 워싱턴은 보고 있는 듯하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미국의 전방위적인 동시다발적 통상 파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미 간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신뢰를 공고히 하는 일이 중요하다. 다가오는 11월 7~8일 서울 한미 정상회담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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