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2018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은 여야간 극명하게 갈린 반응 속에서 진행됐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1일 문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으로 입장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며 악수를 나눴다. 국민의당 의원들도 함께 일어나 문 대통령을 맞았다.
반면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박수 대신 항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준비했다. 한국당 의원들이 앉은 자리 앞쪽에는 ‘북핵규탄 UN 결의안 기권 밝혀라’, ‘공영방송 장악음모 밝혀라’, ‘北(북) 나포어선 7일간 행적 밝혀라’ 등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한국당 의원들 앞에 놓인 노트북에도 ‘방송장악 저지, 민주주의 유린’이라고 적힌 항의 문구가 붙어 있었다.
문 대통령의 연설 중에는 총 22번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문 대통령이 “보다 민주적인 나라, 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강조하며 “국회도, 나아가서는 우리 정치 모두가 적어도 이 책무만큼은 공동의 책무로 여겨주실 것을 간절히 바랍니다”라고 하자 첫 번째 박수가 흘러 나왔다.
다만 한국당 의원들은 앞에 걸어 놓았던 항의 현수막을 연설 중에 직접 서서 들고 있었다.
연설이 끝난 뒤 문 대통령은 민주당 의원들이 앉은 방향이 아닌 한국당 의원들의 자리로 이동해 악수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항의 현수막을 들고 있던 김도읍 한국당 의원은 현수막을 들고 있던 손을 바꿔 문 대통령과 악수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유승민·김무성 바른정당 의원과도 웃으며 악수를 했다. 유 의원은 문 대통령에게 웃으며 몇 마디 건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야당 의원들과 악수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우오”라며 환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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