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이 분당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통합파의 목소리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 자강파 일부가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전당대회론’을 띄우면서 이탈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당은 바른정당이 복당 조건으로 제시한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문제로 내홍이 깊어지고 있어 통합을 둘러싼 두 당의 진통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바른정당은 1일 국회에서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의원총회를 열고 향후 당 진로에 대해 논의했다. 최대 화두는 ‘통합전대론’이었다. 통합전대를 매개로 당 분열을 막고 보수통합의 길을 가자는 것이다.
통합전대론은 자강파인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먼저 제시했다. 남 지사는 이날 오전에 열린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보수개혁을 위해 통합전대를 하는 것이 맞다”며 “국정농단 세력과 결별을 분명히 하면서 추진해가면 된다”고 말했다.
특히 자강파의 대표 격인 유승민 의원의 측근 김세연 정책위의장과 초기 당 대표를 지낸 정병국 의원도 통합전대에 힘을 실었다. 일부의 입장변화로 자강파가 동요하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합파는 조만간 탈당 시기를 확정하고 다음주 초 탈당을 감행할 계획이다. 통합파는 이번 의총을 자강파를 설득할 마지막 작업으로 보고 3일 한국당 지도부의 박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출당 징계 의결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탈당할 의원들은 김무성 의원을 비롯해 7~8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당은 아직 통합의 최대 변수인 친박 징계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국당 재선 의원들은 이날 여의도에서 모여 ‘친박 출당 조치’에 반대하자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최고위원들도 친박 징계가 부당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징계 찬성파와 반대파는 최고위 회의 전까지 세 모으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친박 징계에 강경한 입장인 홍준표 대표는 2일 재선·3선 의원들과 잇따라 오찬·만찬을 열고 마지막 설득작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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