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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Market] 바이오 산업 '독불장군'과의 이별

이혁종 바이넥스 대표

ADC·이중특이성항체 의약품 등

융합제품·기술 개발 움직임 활발

세계수준급 양산 능력 갖춘 한국

여러 주체들과 협력체계 구축을





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융합(convergence)’이다. 기술 혁신을 통한 대량 생산으로 제품의 대중화가 목적인 2차 산업혁명과 차별화된 고객맞춤형(tailor-made) 제품·서비스 개발에 초점을 둔 3차 산업혁명과는 달리 4차 산업혁명에서는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를 이용해 기존 제품·기술들의 융합을 통해 발전을 이끌어낸다. 이러한 산업 사이클의 변화 속에서 바이오 산업은 어디쯤 있을까.

필자는 바이오 산업이 아직 2차 산업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바이오의약품이 인류에게 혜택을 주기 시작한 지가 아직 30여년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제 막 산업 성장기에서 번성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현시점에서 엄청난 기술의 혁신을 통해 질병 퇴치 또는 수명 연장을 이뤄내기보다는 표준화된 대량 생산을 통해 항체의약품과 같은 고가의 바이오의약품을 저렴한 비용으로 더 많은 대중에게 공급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일로 평가된다.

물론 지금도 대표적인 맞춤형 치료제인 세포치료제 분야에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성과도 나오지만 이러한 차별화된 맞춤형 치료제 개발이 대중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바이오 산업이 3차 산업혁명 단계에 진입했다고 여길 수 있는 시기는 다른 경제·산업 분야에서 이미 나타났듯이 ‘세계의 공장’으로 일컬어지는 중국이 바이오 생산, 특히 항체 생산의 주역이 되는 날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존 개념을 바꾸게 만드는 변화가 몇 년 전부터 바이오 분야에서 목격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용어인 융합이 바이오 산업에서 가장 주목받는 용어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합성의약품과 바이오항체의약품을 결합한 항체·약물결합체(antibody drug conjugate·ADC) 의약품, 하나의 타깃만을 공격하는 단클론 항체에 두 개의 타깃을 동시에 공격하는 이중특이성항체(bispecific antibody) 의약품, 새로운 면역항체와 기존항체와의 병용투여를 하는 면역항암치료제 등은 모두 융합이라는 개념을 통해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이러한 융합 제품·기술들이 바이오 의약품 임상개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 노바티스와 카이트파마가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상용화 허가를 받으면서 초고가 치료제로 주목 받고 있는 면역항암세포치료제(chimeric antigen receptor T cell·CAR-T)도 결국에는 항체와 세포치료제의 결합, 즉 융합으로 더욱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CAR-T는 기본적으로 고객맞춤형 성격인 세포치료제 시장을 좀 더 빠르게 자리 잡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표준화된 대량생산 체제인 항체치료제와의 병용요법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항체시장과 세포치료제 시장을 함께 성장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CAR-T와 항체 의약품을 병용하는 사례와 같이 바이오 산업은 이제 2차 산업의 완성과 함께 맞춤형 산업인 3차 산업, 더 나아가 동시에 기술 융합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미 글로벌 수준의 표준화된 대량생산 역량을 증명한 한국 바이오 산업도 이러한 융합 흐름에 발맞춰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해내고자 하는 독단의 방식이 아니라 여러 시장 참여자들과 함께 더불어 성장하는 동반 성장의 기틀을 다져야 할 것이다.

이혁종 바이넥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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