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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아톤' 조승우→'7번방의 선물' 류승룡→'채비' 김성균, 아이 같은 연기 계보

세상 어디에도 쉬운 배역은 없지만 그 중에서도 신중하게 연기해야 하는 역대 캐릭터를 뽑아보자면 바로 <말아톤>의 ‘초원’, <7번방의 선물> ‘용구’, 그리고 <채비>의 ‘인규’이다. 세심한 관찰과 연기력을 겸비해야 하는 이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낸 배우들을 소개한다.





가장 먼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는 <말아톤>(2005)에서 자폐증을 가진 5살 지능의 20살 청년 ‘초원’ 역을 맡은 조승우다. 그는 실화 속 캐릭터를 더욱 사실감 있게 표현하기 위해 촬영 당시 자폐아 교육 시설을 돌아다니며 자폐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 특유의 어투와 눈빛, 그리고 행동 등을 익히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그 결과 조승우는 <말아톤>을 통해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휩쓸며 그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7번방의 선물>(2013)로 6세 지능의 딸 바보 아빠 ‘용구’를 연기한 류승룡도 빼놓을 수 없다. 보호자가 존재했던 지적 장애를 가진 다른 캐릭터들과 달리, 딸의 보호자 역할을 해야만 했던 아빠 ‘용구’ 역을 맡은 류승룡은 몸과 마음은 조금 불편하지만 누구보다 강한 부성애를 해맑고도 진정성 있게 소화해내며 당시 1천만이 넘는 관객들의 마음을 울렸다.

이들에 이어 대학생, 연쇄 살인마, 그리고 무당까지 데뷔 후 끊임없는 변신을 보여준 배우 김성균이 <채비>를 통해 또 한 번의 아름다운 도전에 나선다. 바로 일곱 살 같은 서른 살 ‘인규’ 역을 통해서다. 극 중 ‘인규’는 지적 장애를 앓고 있어 엄마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어린아이와 같은 인물. 특히 겉모습은 어른이지만 아이의 순수함을 갖고 있는 인물의 특성상 작은 표정부터 행동 하나까지 보다 신경을 써서 표현해내야만 했다.

자칫 다른 이들에게 부정적인 시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기에 배우 김성균은 촬영 전 직접 장애복지 재단에 방문해 봉사활동에 참여, 그곳에 거주 중인 지적 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행동, 감정, 마음 상태 등을 진심으로 헤아리려 애썼다. 이뿐만이 아니다. 7살 아이의 사실적인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자신의 자녀를 끊임없이 관찰한 것은 물론, 엄마의 홀로서기 수업이 시작되고 난 후부터는 조금씩 성장해가는 ‘인규’의 변화를 디테일하게 담아내려고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여기에 캐릭터의 깊이 있는 표현을 위해 비슷한 소재의 작품들을 참고하기보다는 다큐멘터리를 찾아보면서 실제 ‘인규’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연구하고, 작품의 메시지가 관객들에게 더 깊숙이 전달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주의를 기울이기도 했다. 이렇듯 배우 김성균의 세심한 노력으로 탄생한 ‘인규’ 캐릭터는 <채비>가 말하고자 하는 희망과 위로, 그리고 따뜻한 감동에 큰 힘을 더해줄 것으로 보이며, 나아가 배우의 인생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채비>는 오는 11월 9일 개봉.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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