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 북구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규모 5.8을 기록한 지난해 9월 경주 지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경주에 이어 포항에서도 강진이 발생하자 동남 지역은 대지진 공포에 휩싸였다.
기상청은 15일 오후2시29분31초께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경북 지역 최대 진도는 6, 강원·경남·대구·부산·울산·충북은 4, 전북은 3으로 관측됐다. 규모 2.2와 2.6의 전진은 본진 발생 7분 전 두 차례에 걸쳐 일어났으며 규모 2.4~4.6 여진은 14차례 발생했다. 기상청은 “자연지진으로 분석되며 지난해 경주 지진이 발생한 양산단층 상부 지류 장사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지진은 진원의 깊이가 9㎞로 추정돼 11~16㎞였던 경주 지진과 비교해 비교적 얕았다. 이 때문에 여진이 발생하면 경주 지진보다 훨씬 강력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문가들은 한반도의 단층 구조상 앞으로도 최대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소방청은 이날 포항 지진으로 중상 1명, 경상 14명이 발생했고 119신고는 8,300건이 접수됐으며 인명구조 및 안전 조치로 121건 출동했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지진으로 발을 접질리거나 물건에 맞아 눈이 찢어지는 사례가 다수였다. 포항 북구의 한동대 건물 일부가 떨어져 나갔고 북구 양덕동 일대는 하수도가 터져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포항경찰서와 소방 당국 관계자는 “건물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 갇혔다거나 물건이 떨어져 문을 못 열고 있다는 신고가 급증했다”며 “도로가 흔들리는 통에 다쳤다는 신고도 빗발쳤다”고 밝혔다. 포항역은 일시 폐쇄됐고 열차도 운행하지 않는다.
이미선 지진화산센터장은 “이번 지진의 성격은 S파가 굉장히 강하게 나타난 자연지진이었고 서울도 진도 2의 흔들림을 느꼈다”며 “경주 지진이 발생했던 양산단층(영덕·양산·부산을 잇는 영남 단층대) 상부 지류인 장사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지진 발생 위치와 경로를 추가로 정밀분석해 발표할 예정이다. /포항=장지승·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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