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미국의 무역적자를 강조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개정 필요성을 피력했다.
로스 장관은 워싱턴을 방문한 추 대표에게 “한미 FTA와 관련해서는 조기에 성사되기를 희망한다. 미국의 무역적자가 심화돼 한국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에도 동일한 요청을 했다”고 언급한 사실을 동석한 김현 대변인이 전했다.
이 자리에서 로스 장관은 “미국의 적자폭이 너무 커 감당하지 못할 수준이 됐기 때문에 고쳐야 한다”면서 적자 원인으로는 지리적으로 중국 문제를 거론한 뒤 자동차 부품 문제를 심각한 요인으로 지목했다고 김 대변인은 설명했다.
로스 장관은 특히 추 대표와의 면담 자리에서 미국산 차량에 대한 특정 부품 기준이 높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으로) 자동차 수출이 증가하는 것은 맞는데 미국산 차량에 대해 특정 부품을 사용해야 하는 기준이 높기 때문에 그것을 풀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추 대표는 “한미 FTA 개정과 관련해서는 농민들이 개방을 더 해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고 한국 내부의 분위기를 전했다. 또 추 대표는 “미국 측 우려는 무역 불균형에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무역적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자산을 구매해 전체적으로 무역 불균형이 파격적으로 해소되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다음달 1일 한미 FTA 재개정 협상을 위한 2차 공청회를 연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파행으로 끝난 공청회에 대한 후속 조치다. 산업부는 2차 공청회 전에 농축산업과 제조업 등 분야별 간담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류호·박형윤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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