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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없는‘집단적 독백‘ 사회에 던지는 블랙 코미디’...노다 히데키의 ‘밖으로 나왓!’

일본 연극에 혁신을 가져온 스타, 노다 히데키(Hideki Noda)가 작-연출-연기까지 완벽한 1인 3역으로 한국 무대에 돌아온다.

작가, 연출가, 배우, 그리고 도쿄예술극장의 예술감독, 타마미술대학 교수까지, 다양한 수식어 중 그 무엇으로 꼬집어 말하기 힘들 정도로 노다 히데키는 전 방위적인 예술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1993년 자신의 극단 노다 맵 NODA MAP을 설립한 뒤 발표한 ‘THE BEE’, ‘The Diver’, ‘Egg’등의 작품들은 모두 큰 성공을 거두었다. 특히, 9.11 테러에 영감을 받아 복수의 연쇄작용을 다룬 연극 ‘THE BEE’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 뉴욕, 런던, 홍콩, 예루살렘, 파리, 룩셈부르크 등 전 세계 10개 도시에서 공연되며 찬사를 받았다.

/사진=도쿄예술극장




작가, 연출가이자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노다 히데키 Hideki Noda 현재 일본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재능 넘치는 아티스트 중 한 명이다.


국립극단(예술감독 이성열)은 일본을 대표하는 연출가 노다 히데키의 연극 ‘밖으로 나왓!’을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초청한다. 이번 공연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차례대로 올림픽을 앞둔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3개국 예술가들이 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문화올림픽’의 일환으로 꾸려진다.

이번 공연 ‘밖으로 나왓!’은 그가 극작, 연출, 연기(엄마 ‘부’ 역)의 1인 3역을 소화하는 작품으로, 팔방미인인 노다 히데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2005년 ‘빨간 도깨비’, 2013년 ‘THE BEE’, 2014년 ‘반신’ 등으로 국내 관객에게도 잘 알려진 그는 한국 무대를 “중요한 홈그라운드”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노다 히데키의 ‘밖으로 나왓!’은 각자 외출하고자 하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유머러스하게 그렸다.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믿음’과 ‘집착’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아빠와 엄마, 딸은 각자 외출 약속이 있지만, 강아지가 임신을 해 누구 한 명은 집 안에 남아야 하는 상황이다. 누가 나갈지를 두고 벌이는 가족 간의 다툼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평행선을 달리다 결국 끔찍한 결과를 낳는다. 우스꽝스러우면서도 기묘한 인물들은 관용의 부족과 집착으로 인해 소통과 이해가 불가능해진 현대인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얼핏 우스꽝스러운 슬랩스틱 같아 보이지만, ‘밖으로 나왓!’의 이면에는 현시대에 대한 삐딱한 시선이 담겨 있다. 누구 하나의 양보도 없이 제자리걸음 하는 세 인물의 갈등은 관용의 부족과 집착으로 인해 이해와 소통의 폭이 좁아진 현대인의 상황을 풍자한다. 제각기 살 길을 찾는 ‘각자도생’의 시대, 우리보다는 나를 위한 선택이 더 똑똑한 것으로 여겨지고, 타인과의 대화에서도 자기 이야기뿐인 ‘집단적 독백’이 난무한다. 사람들을 서로 연결하는 기술은 발달했지만 역으로 진정한 소통은 점점 줄어드는 오늘날, <밖으로 나왓!>은 가장 작은 규모의 공동체인 가족의 갈등을 통해 현대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사진=도쿄예술극장


/사진=도쿄예술극장


독특하고 현란한 색과 어딘가 과장된 인물들이 등장하는 ‘밖으로 나왓!’은 일본 전통극 ‘노’의 스타일과 서양의 고전적 연극 기법이 섞여 기묘한 분위기를 만든다. 가부키 노래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베케트의 부조리극을 연상케 하는 세 가족의 이야기는 정치, 기술, 환경적으로 극단에 치달은 현시대를 마치 우화처럼 보여준다.

이번 공연은 전 세계 10개 도시에서 뜨거운 반응을 받았던 ‘THE BEE’팀이 다시 뭉쳐 기대를 더한다. 이번 무대는 세 명의 배우만으로 공연의 완성도를 짐작케 한다. 극작, 연출, 연기 등 만능 예술가의 면모를 가감 없이 보여준 노다 히데키와 더불어, 캐서린 헌터와 글린 프릿차드 등 ‘THE BEE’, ‘The diver’를 함께한 영국의 명품 배우들이 남녀를 뒤바꾼 성별 파괴적 캐스팅으로 열연한다. 거물급 연출가들의 뮤즈로 불리며 피터 브룩, 로베르 르빠쥬, 줄리 테이머 등과 함께 작업해온 캐서린 헌터와, 연극 무대뿐 아니라 TV 드라마, 스크린을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펼쳐온 글린 프릿차드 등 모두 노다 히데키의 ‘예술적 동지’들이다. 특히 성별 파괴적 캐스팅은 극단으로 치달은 우리 시대의 모순을 더욱 극명하게 보여준다.

노다 히데키의 ‘밖으로 나왓!’은 11월 23일부터 26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2010년 일본어 버전으로 초연한 <밖으로 나왓!>은 7년 만에 영어 버전으로 제작된다.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한 ‘밖으로 나왓!’은 10월 29일부터 11월 19일까지 진행되는 도쿄 프리미어 공연을 마친 뒤 내한할 예정.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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