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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교수가 말한 '권역외상센터'의 씁쓸한 현실…'외상센터 지원 시급'

중증외상환자, 외상센터 아닌 응급의료센터 찾아…진료시기 놓쳐

판문점을 통해 귀순한 북한 군인이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의 치료를 받고 의식을 회복한 것이 알려지며 이 교수가 소속된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연합뉴스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하는 과정에서 총상을 입은 북한 군인이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의 치료를 받고 의식을 되찾으면서 이 교수가 소속된 권역외상센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권역위상센터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지만 의료계에서는 운영난에 인력난까지 겹쳐 센터의 역할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 기회에 전반적인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권역외상센터는 생명이 위독한 외상환자가 왔을 때 10분 이내에 처치할 수 있도록 외상외과, 신경외과, 응급의학과 등으로 구성된 전문적인 외상팀이 365일 24시간 상주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환자의 소생 및 초기 처치는 물론 응급시술이나 수술까지 통합적이고 필수적인 치료를 즉각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의료계는 23일 우리나라에서 외상으로 인한 사망 중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졌다면 생존할 수 있었을 ‘예방 가능 외상사망률’은 2010년 기준으로 35.2%에 달했다고 전했다.

복지부는 2012년 이후 지금까지 전국에 16개 권역외상센터를 선정했으며 이 중 9곳이 운영되고 있다. 권역외상센터로 선정되면 시설·장비 구매비로 80억원을 받을 수 있으며 연차별 운영비로도 7억~27억원을 지원받는다. 외상사업관리단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으로 권역외상센터에는 전문의 226명(기관당 9∼23명) 외상코디네이터 39명, 간호사 829명이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 권역외상센터를 찾은 외상환자 중 중증 비율은 18.9%를 차지했다.



그러나 아직 권역외상센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권역외상센터와 응급의료센터의 역할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아 병원 전 단계에 환자이송체계에서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 외상팀의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한 중증외상환자들을 응급의료센터를 먼저 방문하게 함으로써 신속한 진단과 적절한 초기 처치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중증외상환자가 권역외상센터로 집중되지 못한다는 점이 큰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혈관조영색전술 등의 응급시술, 수술적 치료 및 중환자실 집중치료도 지연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조현민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외상중환자외과 교수는 “중증외상환자가 응급의료센터나 응급의료기관을 먼저 찾을 경우 제한된 시간 내에 생존에 필수적인 기본 처치를 받지 못하고 불필요한 검사나 진단에 치중한 나머지 전체적인 외상진료의 흐름이 끊어지면서 적절한 진료가 시간 내에 시행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이로 인해 중증외상환자가 권역외상센터에 전원 됐을 때는 골든타임이 지나 소생불능 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중증외상이 중증도 평가에서 낮은 등급으로 분류돼 외상환자를 많이 진료할수록 상급종합병원 평가에서 불리한 점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호성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전 대한외상학회장)는 “권역외상센터는 정부로부터 한정된 재원을 지원받기 때문에 재정 자립이 어려운 상태”이며 “선정 당시에는 병원 경영진이 외상센터 운영지원에 적극적이었지만 갈수록 운영의 책임감과 경영철학까지 약해져 권역외상센터 운영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권역외상센터의 필수 충족요건인 전담외상인력도 많이 부족한 상태이며 확보된 전담인력에 대해서도 처우가 열악한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즉각적인 치료와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소아외상, 미세접합수술, 심장대동맥수술 등의 특수분야 외상치료도 아직 미흡한 부분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 교수는 “우수한 한국형 외상진료시스템을 만들려면 정부, 중앙응급의료센터, 대한외상학회, 권역외상센터 등이 유기적으로 협동해야 한다”며 “의료수가를 현실화하고 권역외상센터의 재정 자립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연주인턴기자 yeonju18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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