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정책조정회의에서 “(한국당의 주장은) 민족 정체성을 부정하는 게 아니냐”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전날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여생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 예산을 전년 대비 10억 원 증액했다는 이유로 (한국당이) 감액을 주장해 보류됐다”면서 “무차별 역사 예산 삭감 시도”라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매우 유감스럽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년 정책위의장 또한 “예산과 관련한 한국당의 황당한 반대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과연 한국당이 보수 정당이 맞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며칠 전에는 3·1 운동 및 임정 100주년 기념 사업을 방해하더니, 문재인 정부의 예산은 무작정 반대하면서 삭감하려고 시비를 걸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결소위에서 여야는 내년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 사업에 대한 국가 보훈처 예산을 심사했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국당 예결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20일 소위에서 “임시정부 100주년은 기념해야 할 아주 중요한 사업이지만 현재 역사학계의 핫이슈인 건국절 논란의 중심 사업”이라면서 “국민들 사이에 건국절과 관련한 엄청난 논쟁이 있는데 정부가 50억 원을 떼어 민간단체에 보조를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경대수 의원도 “순수한 의도보다는 건국절 논란의 쟁점이 되고 있다”면서 관련 예산 편성이 국론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윤후덕 의원은 “예산 심사를 하는데 왜곡된 정파적 관점을 드러내는 데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면서 “어디 여기 건국절이라는 용어가 있느냐, 어느 국민이 3·1 운동을 부정하고 임시정부를 부정하냐”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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