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9년 3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를 앞둔 영국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점으로부터 ‘잃어버린 20년’을 맞을 위험에 처했다는 경고가 나왔다.
성장률 저하로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이 감소해 2022~2025년이 돼도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평균 소득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3일(현지시간) CNN머니에 따르면 영국의 유력 싱크탱크인 재정연구소(IFS)는 2022년 영국의 연간 중위소득이 2만3,500파운드(약 3,389만원)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2007년까지만 해도 2만4,500파운드에 달했던 영국의 중위소득은 2014년 2만2,500파운드로 추락한 데 이어 올해 역시 2만3,000파운드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IFS는 영국 재무부가 전날 발표한 예산안에 담은 2017~2022년 국내총생산(GDP), 생산성, 평균소득증가율 등의 전망치를 토대로 이같이 전망해 충격을 더한다. 폴 존슨 IFS 소장은 “영국이 단지 한두 해가 아니라 20여년 가까이 소득증가가 이뤄지지 않을 위험에 처했다”며 “너무 비관적으로 추정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른 유력 싱크탱크인 레졸루션파운데이션(RF) 역시 2025년 초까지 영국의 실질소득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 수 있다고 경고했다. RF는 “영국 재무부가 발표한 경제지표 전망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가계의 실질가처분소득이 19분기 연속 감소한다는 뜻”이라며 “1950년대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오랫동안 영국의 생활 수준이 떨어질 위기에 직면했다”고 관측했다.
전날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은 의회에서 정부 독립기구인 예산책임국(OBR)의 성장률 전망치를 공개하며 3월 2.0%로 전망했던 올해 성장률을 1.5%로 수정했다. 2021년 성장률 전망치(2.0%→1.5%)도 0.5%포인트 내렸다. 이 자리에서 해먼드 장관은 “영국은 세계 6위 경제국”이라고 언급해 경제규모 5위 자리를 프랑스에 내줬음을 인정했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도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2조5,650억달러로 프랑스(2조5,750달러)에 뒤처질 것으로 예상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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