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본 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율이 ‘잃어버린 20년’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집계됐다. 호황을 누리는 반도체 분야에서의 설비 확충과 고질적인 일손 부족에 대응하기 위한 공장 자동화 추진이 투자 확대를 이끈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상장기업 및 자본금 1억엔(약 9억 7,600만원) 이상의 우량기업 1,176개를 대상으로 설비투자 동향을 조사한 결과 올 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 전 산업 설비투자액이 전년 대비 15.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26일 보도했다. 이는 일본의 거품경제가 정점을 이뤘던 지난 1990년도(16.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 확대 등으로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반도체 및 전자부품 분야에서 과감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도시바의 경우 반도체 관련 발주에 발맞춰 당초 예정보다 설비투자액을 60%가량 상향 조정했으며 무라타제작소·TDK·도쿄일렉트론 등도 스마트폰 관련 전자부품 생산을 늘리기 위해 투자를 확대했다.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호황을 맞은 건설업계도 부동산을 매입해 임대사업에 나서는 등 수익원 다각화를 모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인력 부족에 대응하려는 기업들의 공장 자동화 추세도 투자확대 요인이 됐다. 공장 자동화 장비를 생산하는 미쓰비시전기는 관련 부품 증산을 위해 전년도 대비 9.5% 증가한 2,300억엔의 투자금을 올해까지 집행할 예정이다. 마쓰야마 아키히로 미쓰비시전기 전무는 “공장 자동화 분야는 생산능력을 확대하지 않으면 수요를 따라갈 수 없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기업의 투자 의욕이 역사적인 수준으로 고조됐다”고 평가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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