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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안계 "통합의 길로 전진해야" vs 호남 중진 "가고 싶은 사람만 보따리 싸서 나가라"

국민의당 내홍 점차 깊어져

친안계 지도부 "최초로 영호남 하나되는 정치역사 만들자"

호남 중진 "안철수, 왜 '유승민 일병 구하기'에 몰입하는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권욱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통합 드라이브’를 둘러싸고 국민의당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당 지도부 중심의 친(親)안철수계 인사들은 바른정당과의 통합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호남계 중진들은 안 대표를 향해 “당을 나가라”는 발언까지 쏟아내며 반발을 이어갔다.

대표적 친안계로 분류되는 장진영 최고위원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정책·선거연대를 즉시 시작해야 한다”면서 “통합의 길로 전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최고위원은 “다당제는 시작됐지만, 지역주의는 여전하다”면서 “두 당이 힘을 모은다면, 처음으로 영호남이 하나가 되는 정치역사를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바른정당에 남은 의원 11명마저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간다면, 한국당이 제1당이 되고 이는 촛불민심이 명령한 개혁의 좌절을 의미한다”면서 “집권여당이 탄핵연대를 구축해 개혁 동력으로 삼아야 했지만, 진보순혈주의에 빠져 무능과 무책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국당이 바른정당 잔류 인원까지 흡수해 보수세력을 키우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중도통합을 이뤄야 한다는 논리다.

김철근 대변인도 페이스북에서 “민주 대 반민주의 이분법적 정치구도는 박물관에서 찾아봐야 할 과거의 이념대결 구도로 경계해야 한다”며 “당 강령에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의 양 날개’라는 중도 개혁주의 노선을 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바른정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이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는 호남계 의원들의 지적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변인은 “지역위원장 회의 발언자 기준으로 70% 이상이 통합에 찬성하고, 의원총회 발언자 중 선거연대·통합 지지가 3분의 2 정도”라면서 “당원 총의와 국민의 지지를 모아 중단없이 전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3선의 유성엽 의원은 안 대표의 통합 드라이브를 겨냥해 “그 길을 결단코 함께할 수 없을 것이고, 가고 싶은 사람만 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어이 통합을 하겠다면, 보따리 싸서 나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의원은 “당을 살리겠다고 정치공학에만 매달리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고 한심하지만, 그 정치공학도 참으로 위험천만하기 그지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국당과 통합 협상을 하는 바른정당과 어떻게 통합할 수 있나”면서 “신 YS(김영삼 전 대통령) 3당 합당의 길에 휩쓸려 달라는 것인데, (안 대표는) 아니라고 하지만 지금까지 언행을 보면 믿을 수 없다”며 불신을 드러냈다.

박지원 전 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 대표는 부인하지만, 상대는 단계적 3당 통합론을 주창한다”면서 “다수의 의원이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도 정체성이 완전히 일치하는 뿌리가 같은 원내 8석의 꼬마민주당과 통합했다”면서 “정체성이 완전히 다른 DJP(김대중·김종필)연합은 통합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또 “선거연대와 정책연합을 통해 DJP 연합으로 발전했고, 집권해서도 JP가 DJ 정체성을 인정했다”면서 “중앙정보부 출신 보수인 강인덕 통일부 장관의 입을 통해 햇볕정책을 얘기하도록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조배숙 의원은 또한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오른손에 한국당이라는 떡을, 왼손에는 국민의당이라는 떡을 쥐고 저울질하고 있다”면서 “양다리를 걸치고 정치적 활로를 모색하는 사람들과 어떻게 통합하자는 것인지, 모멸감마저 든다”고 쏘아붙였다. 조 의원은 “원내교섭단체마저 무너진 바른정당의 초라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면서 “안 대표는 이런 상황을 모르는지, 왜 말려들어 ‘유승민 일병 구하기’에 몰입하는지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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