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4일 연합 공군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를 시작하며 북한에 대한 고강도 군사압박에 들어갔다. 북한이 지난달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지 닷새 만이다. 특히 역대 최대 규모로 전개되는 이번 훈련에는 미국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 6대를 포함해 F-35A, F-35B 등 5세대 항공기가 모두 투입됐다.
공군은 이날 “공군작전사령부와 주한 미7공군사령부는 오늘부터 8일까지 한미 공군의 전시 연합작전 수행능력 향상을 위한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을 한다”며 “이번 훈련에는 제11·19·20전투비행단, 제29·38·39전투비행전대 등 공작사 예하 10여개 공군부대와 제8·51전투비행단, 해병항공단, 제35방공포병여단 등 미7공군 및 태평양사령부 예하 부대가 참가한다”고 밝혔다.
한미 공군은 대비태세 강화를 목적으로 해마다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을 해왔지만 이번 훈련은 규모와 강도 면에서 과거와 차원이 다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주한 미7공군사령부는 “이번 훈련의 새로운 점은 F-22 6대, F-35A 6대 그리고 F-35B 12대 등 5세대 항공기들의 참가”라며 “군은 F-35의 능력을 배우고 최신예 전투기들이 기존 전력들과 함께 통합·운용을 극대화시키는 방안을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국은 이번 훈련에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 기지의 스텔스 전투기 F-22 6대를 투입했다. F-22 편대는 지난 2일 광주에 있는 공군 제1전투비행단 기지에 도착한 뒤 이날 아침 한반도 상공에서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다.
F-22는 스텔스 성능이 뛰어나고 최고속력도 마하 2.5를 넘어 적 방공망을 뚫고 은밀하게 침투해 핵심 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어 방공망이 취약한 북한에 가장 위협적인 무기로 꼽힌다. 과거 북한은 F-22 편대가 한반도에 전개됐을 때 김정은의 동선을 은폐하는 등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3일 담화문을 내고 “강력한 전쟁 억제력을 틀어쥔 우리의 인내성과 자제력이 한계를 넘어서게 하고 있다”며 “미국이 우리 공화국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폭거를 부린 데 이어 강행되는 이번 전쟁 불장난은 가뜩이나 첨예한 조선반도 정세를 일촉즉발의 핵전쟁 국면으로 몰아가는 엄중한 군사적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통일부는 “한미 공군 연합훈련은 한미가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방어적 훈련”이라고 반박한 뒤 “북한의 반응에 대해서는 일일이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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