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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시대 노조에 멈춰선 현대차(상)] 해외선 죽쑤는데...勞 "국내판매 늘었으니 성과급 내놔라"

■노조 요구 무엇이 문제인가

글로벌 공장서 못만드는 물량 국내서 생산 수출

"우리가 잘해서 수출 늘었다" 勞주장 앞뒤 안맞아

'안티현대'가 많은 것도 회사 탓으로만 돌려 논란

최근 현대자동차 수출 선적부두에 자동차 전용선박에 실려 외국으로 수출될 자동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올해 현대자동차 노사는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파업 카드를 뽑아들었고 양측은 끝없는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노조는 올해 기본급 15만4,883원(7.13%, 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만 65세로의 정년 연장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경영상황이 어렵다며 지난해와 같은 선에서의 동결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005380) 노조는 이번주에도 19시간의 부분파업을 진행한다.

◇매출 61%가 해외인데…“우린 잘했으니 성과급 달라”=노조의 입장은 명확하다. 국내 생산 물량 판매와 수출이 늘었으니 대가를 달라는 것이다.

실제 현대차 노조가 만들어 파는 국내 판매량은 지난 11월까지 63만5,578대로 지난해 대비 8.4% 늘었다. 국내 공장에서 만들어 해외에 수출해 판매 물량도 90만여대로 1.6% 증가했다.

노조의 주장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한발 더 들어가 보면 맹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현대차의 올해 11월까지의 판매량(409만6,332대) 중 국내 판매(63만5,578대) 비중은 15.5%에 불과하다. 현대차의 순매출에서도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9.1%에 머문다. 현대차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국내 비중이 크지 않다. 국내에서 잘해서 국내 판매가 늘어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결과가 중요하다. 국내 노조에만 순익의 30%를 지급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현대차의 글로벌 생산거점은 총 7곳(한국·미국·인도·체코·러시아·터키·남미)인데 이 중 생산량은 국내가 132만9,100대로 전체의 48%를 차지한다. 국내를 거점으로 글로벌 각국에 공장을 늘려온 결과다. 각 시장에서 생산하지 못하는 차종 등은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한다. 자연스레 국내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양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현대차의 수출 차량 중 물량이 가장 많이 늘어난 차종은 투싼이다. 올해 총 17만7,162대가 수출됐는데 지난해(14만1,400대)와 비교하면 25.2% 급증했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수요가 늘고 있지만 주요국 생산공장에서 만들지 못하다 보니 국내 공장에서 찍어 더 많이 판매했다. 하지만 노조는 “우리가 잘해서 수출이 늘어난 것”이라고 주장한다. 현대차는 해외 공장에서 신차종을 투입하기 위해 노조에 별도 설명회를 하고 눈치를 봐야 한다. 국내 물량이 줄어드는 것을 노조는 좌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차 국내 공장의 가동률은 글로벌 거점 중 최하 수준이다. 한국의 가동률은 3·4분기까지 95.2%로 북미(95%)를 제외하고는 최하다. 노조의 주장대로 성과를 인정받기 위해 초과 가동률을 달성하는 등의 실적이 있어야 하지만 이마저도 없다.







◇“‘안티 현대’는 기업 탓…책임 피하는 노조”=
현대차 노조는 경영위기뿐 아니라 현대차에 반감을 가지는 ‘안티 현대’가 많은 것도 회사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노조는 소식지에서 “경영위기의 본질은 차가 안 팔리는 것이고 그 원인과 책임을 확실히 했으면 한다. 안티 현대가 존재하는 현실에서 차가 잘 팔리기를 원한다면 이들과 소통하라”며 회사 책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에 부정적인 고객들은 고연봉에도 더 많은 수익을 원하는 현대차 노조 때문인 경우가 많다. 매년 반복되는 파업으로 ‘현대차 노조 때문에 다음에는 현대차를 타지 않겠다’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는 올해도 파업에 나섰다.

◇순환파업으로 사측 피해 눈덩이=현대차 노조는 예년과 달리 순환파업을 벌이고 있다. 과거에는 완성차 생산공장과 부품 생산공장이 함께 파업을 진행했다. 파업이 끝나면 정상 생산이 가능했다. 하지만 올해는 완성차 공장과 엔진·변속기 등 부품 공장이 파업 시기를 달리했다. 완성차 공장 작업자들이 출근해도 부품 공장이 파업하면 완성차 공장 작업자들은 부품이 없어 제품을 만들 수 없다. 사측은 더 큰 피해를 당할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정부 행정지침에 따라 엔진 부족으로 생산라인이 멈췄더라도 파업의 영향이기 때문에 생산라인에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하지만 노측은 “출근은 했기 때문에 무노동무임금은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올해 노조의 여덟 차례 파업으로 4만3,000여대를 생산하지 못해 8,900억원 상당의 손실이 발생했다. 또 코나 증산 문제에 따른 1공장 파업 등을 합치면 피해액은 9,500억원에 이른다. 이번주 파업으로 1조원 이상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의 무노동무임금에 대한 손실을 줄이기 위한 파업 방식이 사측에 더 큰 타격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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