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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행’ 경남 남해·경북 군위 사투리 기행…‘하모, 니캉내캉 먹구로’





12일 방송되는 EBS1 ‘한국기행’에서는 ‘사투리 기행’ 2부 ‘하모, 니캉내캉 먹구로’ 편이 전파를 탄다.

▲ 할매캉 내캉! “좋지 하모~”

타지키스탄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공부하러 온 파란(25). 대구에서 4년을 살아 “뭐라카노 뭐라 캐싸노, 어디 가노~” 와 같은 사투리는 이미 익숙하고 표준어보다 오히려 경상도 사투리가 편해졌단다. 사투리는 문제없다고 자신만만해하는 파란.

그가 떠난 첫 여행지는 해풍과 황토의 조건이 좋아 시금치가 유명한 경남 남해다. 지금 남해는 한참 시금치 수확철. 매일 시금치를 캐 판매하는 이숙제(86), 고남지(84) 할머니의 일손을 돕기 위해 파란이도 시금치를 캐기에 나서는데 “애린 거 하지 말고 큰 기 깊이 여가지고 푹 쑤시!”, “하모 하모!” 시금치 캐는 법을 알려주는 할머니들의 말이 알쏭달쏭하다.

유자, 비자, 치자는 남해의 3대 특산물. 고남지 할머니 집 마당엔 유자나무가 몇 그루 있는데 ‘따지를 못해 청을 못 담근다’ 하니 따드리겠다며 나서는 파란. 그리곤 할머니들을 위해 한국인도 만들기 어렵다는 잡채를 만들기 시작하는데. “남한 사람이 잘 하는 기라!”, “여따 애장 좀 더 옇고 설탕 더 옇고 더꺼 더꺼” 도통 무슨 말인지... 파란이는 잡채를 맛있게 만들 수 있을까?

▲ “니들이 ‘살’ 맛을 아나~”



두 번째 찾아간 곳은 경상북도 군위군 부계면. 한적한 시골마을, 사람들이 모여 분주하게 움직이는 집이 있어 들어간 파란. 뭘 하시는지 봤더니, ‘조피’를 만들고 있단다. ‘조피’는 ‘두부’를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

이 마을 사람들은 예부터 여름내 농사를 마친 후 수고했다는 뜻을 담아 두부와 탁주(막걸리)를 만들어 먹곤 했다는데. 파란이 마을을 찾아온 오늘이 바로 그 잔칫날! 이곳으로 시집 와 막걸리 만드는 법을 배웠다는 김종년(81) 할머니가 솜씨를 발휘한다.

다 된 고두밥을 펴고 누룩과 섞어 항아리에 넣은 뒤, 물을 부어 따뜻한 아랫목에 두고 3~4일 동안 기다리면 농주 완성. “살, 살이지. 고두밥. 술 할라고. 고두리 하다고 고두밥” 경상도 사투리 특징 중의 하나는 어두에 ㅆ 발음이 안 된다는 것.

그런데 할머니들과 달리 자신은 ‘쌀’이라고 발음할 수 있다며 큰소리치는 파란. 과연 대구살이 4년차 파란이는 ‘살’이 아닌 ‘쌀’ 발음에 성공할 수 있을까? 정(情)이 담긴 구수한 사투리가 겨울을 맞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운다.

[사진=E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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